日, 영토 문제 복잡화 이유로 면세 특구 설치 반대
지난해 12월 한국 정부에 투자 요청

쿠릴 열도 쿠나시르 섬/사진=픽사베이
쿠릴 열도 쿠나시르 섬/사진=픽사베이

러시아 정부가 실제 지배하는 쿠릴 열도에 면세 특구 설치를 계획하면서 한국과 중국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를 시작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3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러시아에 영토 반환을 요구하는 일본은 제3국 투자가 영토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면세 특구 설치를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국가두마(하원)가 법률 개정안 심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지난 17일 파벨 볼코프 러시아 극동북극개발부 차관이 중국과의 관광 관련 회의에서 “중국 측이 관심을 가져달라”라며 “관광 투자 붐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극동 개발을 책임지는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는 홍남기 한국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화상 회의를 통해 쿠릴 열도 면세 특구 투자를 요청했다.

일본 정부는 자국 법률에 방해가 되지 않는 조건에서 러시아와 공동 경제 활동을 추진하고 있어 러시아 법률에 기반한 면세 특구 설립을 반대하고 있다. 양국 협상이 현재 교착 상태에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제3국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 국가두마는 18일부터 법률 개정안 심의를 시작해 통과시켰다. 해당 법률 개정안은 연방위원회를 거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승인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늦어도 올해 7월 말에는 면세 특구가 설립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경제 포럼에서 면세 특구에서 각국 기업에 우대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수산업과 관광업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쿠릴 열도 면세 특구는 관세와 부가가치세가 면제되고, 기업소득세와 자산세도 20년 동안 면세된다.

김성호 기자 kimsh@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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