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산지 밀가격... t당 내년 봄 120유로에서 300유로 인상 전망
흉작과 수요 증가로 유제품 역시 급등 추세
전 세계적인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유발'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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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곡물 가격은 올 들어 11월까지 4개월 연속 상승하며 최근 10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FP)가 3일 발표한 식품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 11월 이 지수는 10월 132.8에서 134.4로 전월 대비 1.2% 상승해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식량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공급망 차질, 수확 차질, 농업원가 급등, 수요 증가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11월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곡물과 유제품의 가격 상승이 가장 두드러지고 설탕이 뒤를 이었으며 육류와 식물성 기름의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약간 하락했다. 곡물가격지수는 전월보다 3.1% 올라 23.2% 상승했고 밀값은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3.4%, 전년 동기 대비 19.1% 급등했다. 전 세계 농업 품목 가격이 지난 1년간 계속 치솟은 것은 흉작 요인도 있지만 수요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육류가격지수는 11월 평균 109.8로 넉 달 연속 하락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6% 올랐다.돼지고기 가격이 5개월 연속 하락한 데는 중국과 유럽연합(eu)의 구매량 감소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밀과 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아 가격 상승률이 가장 큰 이유로 공급 제한과 러시아 수출 조치의 변화 가능성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꼽았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 레그넘망에 따르면 예르모렌코 러시아 사마라 지역 농장 책임자은 밀 가격 상승과 관련해 "러시아는 2020년 수확기에 t당 120유로에서 올봄 최고가격이 t당 220유로까지 올랐으며 현재 t당 300유로대로 내년 봄에는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예르모렌코는 또 우유의 원가는 밀 가격에 따라 결정된다고 분석했다. 젖소 사료 성분의 20%가 밀이고, 전체 젖소 사료 원가의 50~60%가 밀 비용이다.치즈·육류·밀가루는 물론 그에 맞는 베이킹 제품, 양식 어류·유제품도 마찬가지다. 거의 모든 제품과 식품원료에 채소와 과일을 제외한 밀이나 파생상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식료품 가격 상승도 인플레이션과 맞물려 있다. 독일의 11월 인플레는 전년 동월 대비 6% 올라 경제분석가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식료품 가격은 4.5% 올랐다. 11월 발표된 미국의 10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6.2% 증가해 1990년 12월 이후 가장 높았으며 유로존 19개 회원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4.9% 상승해 시장 전망치를 4.5% 초과해 25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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