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수십 조원' 글로벌 스포츠배팅 게임 시장 진출
-게임산업법 개정안 국회 계류중...모호한 사행성 기준, 국내 업체 '역차별' 우려

사진= 뉴시스 제공.
사진= 뉴시스 제공.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이 스포츠 승부예측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국내 게임산업법이 모호한 법 문항 적용으로 되려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 및 콘텐츠 산업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상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최근 국내 한 매체가 주최한 포럼에서 "국회에서 개정이 추진중인 게임산업법 일부 조항에 헌법의 원칙상 국민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소지가 없는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는 올해 초 게임산업 진흥에 초점을 둔 게임산업법 전면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해당 개정안은 국회 계류중이다. 임 변호사의 주장은 해당 법안의 모호하거나 포괄적인 조항 때문에 자칫 산업 전반의 성장을 되려 축소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제31조 제3항 제2호가 대표적이다. 해당 조항에서는 환전 등 사행행위의 수단으로 사용되어 사행심 우려가 크다고 판단될 시 게임등급분류를 취소하도록 했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게임사의 고의성과 상관 없는 일방적 취소는 위축의 '족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임상혁 변호사는 포럼 발제를 통해 "자신의 고의성과 과실과 무관하게 등급분류 취소를 당할 수 있다는 건 자기책임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며 "사업자의 귀책사유와 무관 할 경우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위반될 소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사행성 조장'의 행위 범주도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계류중인 전면 개정법 제63조 제2호에 따르면 불법적인 사행성 게임 참여 근절을 위해 "게임을 이용하여 사행성을 조장하거나 이를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아니할 것"이라고 규정한다.

하지만 '조장'이라는 문언상 표현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에 대한 구분이 모호한데다 '내버려 두지 아니할 것'이란 기준도 광범위해 사행성이 내포된 모든 게임과 관련 콘텐츠 산업군이 처벌의 대상 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의 소리도 나온다.

복수 이상의 또 다른 법조인들은 "법 조항에서 '조장'이란 용어는 그 행위의 기준과 범위 등이 명확히 구분되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사회통념상 정당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행위 조차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례도 새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제는 해당 법안이 지금 상태대로 국회을 통과할 경우 사행성 여지가 있는 대부분의 게임물들에 대한 '영업정지'와 '등록취소'가 빈번해 질 것이란 점이다. 

국회 법제실무상 법령은 행정처의 자의적인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모호한 용어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모호한 기준이 자칫 행정 명령을 수행하는 단체에 불필요한 영향력으로 작용해 되려 산업 진흥에 '허들'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령 적용에 따른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다. 임 변호사는 "법률이 게임사업자에게 요구하는 사항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구체적인 예시 조항을 포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준수 사항에 대해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페이스북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안드로이드와 iOS 앱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승부예측 게임을 출시한다"고 공지했다. 이번 새 서비스 시행은 이미 합법적 유료 배팅이 가능한 미주 지역을 대상으로 게임 머니 방식으로 이뤄 질 전망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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