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코로나 확산... 독일·미국 공장 잠정 중단 사태 야기
첨단 설비 확대... 반도체가 수출 '효자 품목'으로 부상

최근 글로벌 '반도체 산업 기지'로 불리는 말레이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해 이탈리아 반도체 현지 공장까지 생산이 여러 차례 중단되면서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자동차 업계로까지 번지고 있다. 그야말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말레이시아는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의 중요한 구성 요소인 반도체 밀폐 테스트 생산능력이 전 세계의 13%를 차지한다.포드자동차 대변인은 최근 말레이시아 사태로 차량 도어 제어 모듈 칩이 제때 인도되지 않아 8월 23일부터 닷새간 독일쾰른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닛산도 말레이시아 사태로 인한 반도체 부족으로 미국 테네시주 공장을 이달 말까지 폐쇄했다.
시장조사기관 에신화메이는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올해 전 세계 경차 생산량의 7.8~8.8%인 630만 대에서 710만 대의 경차를 감산할 것으로 전망했다.분석가들은 자동차 업계 전체의 반도체 부족 현상이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자동차 업종은 전 세계 반도체 수요의 약 10%, 정보기술(IT) 업종은 전 세계 반도체 수요의 약 60%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 사태로 인한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 중단으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부족 위기에 세계 각국은 제어 반도체 공급 사슬의 중요성을 깨닫고 코드화된 반도체 산업사슬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반도체 생산능력이 확대되려면 더 많은 첨단 및 자동화 생산설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과거에는 태국·말레이시아·베트남 같은 동남아 국가들도 세계 과학기술계의 핵심 관심권에서 멀어졌지만, 이제는 반도체 부품 생산기지로서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원활하지 못한 공급량 부족과 출하 지연으로 반도체 칩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서스퀴한나파이낸셜그룹 추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반도체 납품 주문에서 출하 시점까지 8일이더 늘어난 20.2주로 2017년 추적을 시작한 이후 최장 대기기간이다. 이 중 자동차와 산업장비, 가정용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일종의 제어칩인 마이크로컨트롤러는 대기기간이 기존에는 6~9주 정도였으나 이제는 26.5주로 거의 반년 정도로 늦어지고 있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6월 수출 총액이 코로나 19 발생 전 수준을 넘어선 이유는 반도체 칩의 수출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전국적인 '전면 봉쇄' 조치를 취했지만 수출은 27.2% 증가했다. 태국도 77개 반도체 관련 산업을 유치해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이 136% 증가했다.
코로나19 충격에도 베트남 반도체 시장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연 평균 19% 고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주요 반도체 사업자들이 생산성 제고 위해 반도체 설비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