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밀입국 발원지'로 주변국 및 EU 비판 받아
루카센코 정권, EU에 경제 제재 해제 조건으로 밀입국 카드로 위협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이라크 총리./사진=뉴시스 제공.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이라크 총리./사진=뉴시스 제공.

벨라루스의 알렉산더 루카센코 정권은 유럽연합(EU)에 중동 전쟁 지역에서 온 난민들을 통과 시킬 수 있다고 반복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가 벨라루스행 항공기 운항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포아드 후세인 이라크 외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이라크 내 벨라루스행 항공편을 일시 중단하고 EU 관련국들과 연대해 인신매매와 밀입국을 단속하겠다고 공언했다고 영국 BBC가 8일 보도했다. 난민들은 전쟁터에서 "따뜻하고 편안한 유럽행"의 중간 경유지로 벨라루스를 이용하여 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이라크 정부의 공식 조치로 풀이된다. 

거의 30년 장기집권한 루카센코는 엄청난 부정과 사기혐의에도 불구하고 2020년 8월 선거이후 공식적으로 자신을 승자로 선언하였다. 이에 더해 그동안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반체제 인사 블로거 로만 프로타세비취를 체포하기 위해 민스크에서 라이언에어 여객기를 강제 착률 시켰는데, EU는 지난 6월 벨라루스에 대해 포괄적 경제 제재를 가했다.

벨라루스와 약 680km의 국경을 접한 리투아니아 정부에 따르면 "벨라루스 기업은 정부의 묵인하에 유럽으로 가는 밀입국 장사를 하고 있으며, 벨라루스 정부도  EU에 대한 불복을 핑계삼으며 유럽으로 가는 밀입국 장사를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한편 이라크 외무부는 성명에서 이라크인은 인신매매와 밀입국 국제 네트워크의 표적이 된다며 민중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라크 외무부는 자국민에게 불법 이민 조직이나 인신매매단의 '뱀의 덫'에 걸리지 말라고 경고 조치해 왔다. 이와 관련 바그다드는 벨라루스행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하는 등 유럽 여러 국가로 여행을 제한하는 새로운 조치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벨라루스의 주변국인 에스토니아와 리투아니아 지도자들도 4일(현지시간) 이라크인들이 벨라루스를 통해 EU국가로 밀입국 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협조해 달라고 EU에 공식 요청한 바 있다. EU국가에 대해 협조하는 차원에서 하타하타 이라크 의회 부의장도 이라크 정부가 리투아니아에 불법 체류 중인 이라크인들을 국내로 데려올 것이라고 독일이 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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