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규제 방침과 채굴 난이도 폭탄에 연이은 가격 하락
오는 30일 난이도 조정 관건

비트코인(BTC)이 2주째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가격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2일 5만7000달러(한화 약 6500만원) 선을 유지하던 BTC는 2주 만에 약 35% 하락했다. 23일 현재 코인마켓캡 기준 BTC는 3만7000달러(한화 약 4200만원) 선을 기록 중이다.

업계는 이번 비트코인 하락에 대해 중국발 암호화폐 규제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반면 이번 규제 발표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일 뿐 새로울 것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 13일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Difficulty)는 역대급 상승을 보였다. 난이도는 전주 대비 21.53% 오른 25.05 T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난이도가 20% 이상 오른 것은 2016년 2월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BTC) 해시레이트 추이/자료=Blockchain.com
비트코인(BTC) 해시레이트 추이/차트=Blockchain.com

채굴 난이도는 블록 생성 주기(10분)를 유지하기 위해 약 2주마다 조정되는 비트코인 네트워크 내 정해진 규칙이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2016개 블록을 생성하는 데 약 2주(2016블록*10분)가 소요되도록 정해져 있다.

난이도는 해시레이트(해시율, 채굴 파워)와 관련이 있다. 2주 간 해시레이트가 증가할 경우 난이도가 증가해 블록생성을 제한하고 반대로 해시레이트가 내려가면 난이도가 낮아져 블록생성을 촉진하는 식이다.

최근 비트코인 난이도 급등은 그간 채굴기업들의 해시레이트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블록체인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난이도 조정 시점인 14일 180.6 엑사해시(EH/s)까지 치솟았다.

최근 난이도 조정은 이달 2일 이후 불과 11일 만에 이뤄졌다. 여느 때보다 해시 경쟁이 치열했다는 의미다. 앞서 2일 진행된 조정에서 비트코인 난이도는 큰 폭(-12.61%)으로 하락한 바 있다.

난이도가 오른 시기에 채굴업체들은 그간 모아둔 비트코인을 내다팔게 된다. 채굴이 어려워진 만큼 운영 비용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하락 역시 난이도 폭탄에 따른 채굴기업들의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 하락세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다음 난이도 조정은 오는 30일경 진행된다. 현재 시점에서 약 3.41% 하락한 24.19 T가 될 예정이다. 비트코인 난이도와 가격의 관계를 단정짓긴 어렵지만 난이도의 급등락은 비트코인 가격 형성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 중 하나다.

비트코인(BTC) 마이닝 풀 분포/자료=BTC.com
비트코인(BTC) 마이닝 풀 분포/자료=BTC.com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난이도, 가격의 관계는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보통 가격이 오르면 채굴 경쟁이 심화되면서 해시레이트가 상승하지만 해시율 급등은 난이도 상승을 수반해 다시 가격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더욱이 현재 비트코인 채굴은 일부 대형 채굴기업들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형태로 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가격이 형성되는 측면도 있다. 현재 F2Pool, Poolin, ViaBTC, AntPool, BTC.com 등 상위 5개 업체가 마이닝 풀의 63.96%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채굴기업 간 경쟁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최근 중국 당국이 비트코인 채굴장에 대한 단속 의지를 밝히면서 그간 시장을 주도해온 중국계 채굴 풀(Pool)이 주춤하는 사이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신흥 채굴기업들이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상승 랠리로 BTC 채산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진 상태"라며 "이미 BTC 채굴 시장은 대형업체 중심의 치킨 게임이 된 만큼 채굴기업 간 경쟁은 시장 독점과 가격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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