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유럽 등 노선의 해상 운임 연일 사상 최고가 기록
선적 부족과 운임 급등..선적업체 '비상'
해운업계·수출기업 "손해보면서 운송해야 할 판"

국내 해운 운임이 크게 오르면서 연일 사상 초고치를 가격 상승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동량 증가와 항만내 병목현상까지 더해져 해운업계의 고심이 갈 수록 깊어지고 있다.
1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지수(SCFI)'가 이날 전주 대비 248.18%로 오른 3,343.34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SCFI는 세계 컨테이너선의 운임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이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은 선복량이 부족한데 반해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 운송을 하고도 마진을 남길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상승세와 상승폭에 있다. 관련 업계 자료를 취합해보면 국내 컨테이너 운임은 1년새 4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벌크선의 경우 같은 기간 운송 운임이 7배 이상 올라 선사는 물론 수출기업까지 비상이 걸렸다. 이 같은 급등세는 미주와 유럽을 넘어 전 노선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심각성을 더하는 건 없다는 점이다. 운임 상승의 대응법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조정됐던 선복량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성수기인 2분기 물동량 대폭 증가와 함께 주요 항만 정체 등 병목현상이 더해지면서 운임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물동량과 선복(화물 선적 공간)의 불균형은 국제 해운업계 전반의 현실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세계 해상 물동량이 작년 대비 5.7% 증가 하지만 화물 선적 공간인 선복의 공급은 3.9%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얘기다.
더욱이 코로나19 회복 추세와 각국의 경기 부양 정책 등의 영향으로 미국과 유럽발 소비재 수입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배 한척'의 아쉬에 관련 업계의 한 숨이 커지고 있는 현실이다.
해상 유통 운임은 해운업계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수출기업에는 비용 증가라는 '폭탄'으로 작용된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양날의 칼'인 셈이다.
약정된 금액으로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의 경우 주로 단기계약을 통해 이용하기 때문에 운임 상승의 부담이 배로 커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운임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로 손해를 보고도 납품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우리 정부도 선박 확보 등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나름대로의 다양한 수출입 물류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지원에 투입 될 토종 배 한척 만들수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컨테이너선 확보가 어려워지자 궁여지책으로 등장한 건 임시선박용 다목적선이다. 상황이 이쯤되자 해운 업계에서는 사라진 토종 선사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항만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수출 호황기에 유일한 국내 선사였던 HMM(옛 현대상선)의 파산이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장신신 기자 kiraz0123@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