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중앙은행, 올해 경제성장률 6.3% 전망
통화공급정책 및 백신 접종에 따른 경제활동 정상화 기대
불안한 국내 정치 상황, 경제성장 걸림돌 우려

지난달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이스라엘 독립 73주년 불꽃 쇼 전경/ 사진= 뉴시스 제공.
지난달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이스라엘 독립 73주년 불꽃 쇼 전경/ 사진= 뉴시스 제공.

지난 12일 한국과 이스라엘 간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됐다. 지난 2016년 5월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총 6차례의 공식 협상을 거친 결과다. 이번 FTA 체결로 양국은 한국의 강한 제조업 기반과 이스라엘의 원천기술이 결합된 경제 협력 전반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감염증이 쓸고간 이스라엘의 경제 상황은 녹록치 않다. 

지난해 이스라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2.6%)를 기록했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최악의 불황으로 기억되는 닷컴버블(dot-com bubble) 붕괴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추가 확산이 없을 경우 이스라엘 경제는 반등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이스라엘 중앙은행 발표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추가 확산이 없을 경우 이스라엘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6.3%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재화와 서비스 부문 수입 감소로 인한 경상수지 상승(12%)과 코로나 대응을 위한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경제적 타격은 예상보다 낮았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의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현지통화·2015년 물가기준)은 전년 대비 2.6% 감소한 1조3080억 셰켈(약 3800억 달러)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과 봉쇄 등의 여파로 개인소비와 투자지출이 급감하면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8.5%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의 적극적인 통화 공급정책과 일시 휴직자에 대한 실업급여 지급으로 3분기 이후 개인소비와 투자가 회복되며 경기 위축 현상이 완화됐다. 연간 수출액은 2019년 대비 수출액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수입액이 크게 감소하면서 경상수지는 역대 최고 수준의 상승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4분기) 성장률은 전기 반등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진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상황이 반영된 상반기 실적에 대한 기저효과가 반영되면서 최악의 경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현지 전문가들은 내수경기는 비교적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에 따른 봉쇄조치 완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일 기준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률은 54%를 넘어섰고 6일부터는 백신 접종자에 한해 모든 실내시설 이용규제가 해제되는 등 코로나19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현지 한인 기업의 한 주재원은 "현재 야외 행사의 경우 백신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500인까지 참석이 가능할 만큼 야외 활동에 제약이 사라진 상황"이라며 "봉쇄조치가 완화되면서 지역 상권은 물론이고 시장과 상가, 백화점 등이 예전의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은 코트라(KOTRA) 이스라엘 텔아비브무역관 연구원은 "주요 경제 대국들이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속속 발표하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경제 활동이 증가하면 에너지 수요가 회복되면서 지난해 부진했던 이스라엘의 천연가스 수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경제성장의 걸림돌은 불안한 정치 상황이다. 지난 2018년부터 지속된 재정지출 확대 둔화도 잦은 정권교체로 인해서 예산 수립 및 가결이 지연된 결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올해 예산안도 법정 시한 내 처리하지 못하고, 지난해 의회가 해산하는 바람에 정부는 '계속 예산'에 의지중이다. 정부 부처들과 국영기업들이 중장기 계획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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