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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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을 접종한 후 사망한 사례가 50건이 넘어서면서 독감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사망자 대부분이 정부가 조달 계약을 맺은 국가 예방 무료접종을 한 것으로 파악돼 ‘국산 독감 백신’의 신뢰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백신 제작을 위한 원료수입률 1위 국가가 중국인 것과 관련해 원료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국산 백신을 무료로 맞은 뒤 사망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원료를 수입해 국내 제조사에서 제작하면 ‘국산 백신’이라는 이름표가 달린다. 

공교롭게도 최근 정부 추진사업 중 하나가 ‘백신 주권’의 확보다.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 2022년까지 국내 필수백신 28종 중 22종, 자급률 80%달성을 목표로 한다. 2017년 백신 자급률 목표가 50%였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힘겨운 목표다.

[사진=관세청]
[사진=관세청]

정부가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백신 제조사들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독감 백신을 내놓기 시작했다. 

정부는 국가예방접종과 관련된 지원 백신을 기존 3가에서 4가로 변경했다. 앞서 업계 관계자는 "올해를 기점으로 3가에서 4가로 독감 백신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4가 독감 백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이 치열하게 마케팅 및 영업활동을 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23일 기준으로 질병청이 발표한 독감백신 사망자 세부 자료에 따르면 사망자들이 접종한 백신은 △보령바이오파마의 '보령플루VII테트라', '보령플루V테트라' △GC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한국백신의 '코박스인플루4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4가 △LG화학의 '플루플러스테트라' △사노피 파스퇴르 '박씨그리프테트라' 등이다. 

박씨그리프테트라를 제외하면 이들은 모두 각 제조사 ‘주력 상품’으로 불리는 국내사에서 판매한 백신이라는 것이다. 

아이큐비아 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4가 매출액은 119억원으로,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5% 성장한 수치다.

GC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는 2위를 차지했다. 이 품목은 전년 동기 대비 65.6% 성장한 106억원 정도 판매됐다. 국내 제약사 보유 2개 품목이 매출 100억원을 상회하며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보령플루Ⅷ테트라'와  '보령플루V테트라'는 각각 지난해 42억, 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산 독감 백신 원료에 대한 의심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백신 주권 확보에 몰두하다 보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부에서 검증되지 않은 백신을 무리하게 시장에 공급한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의 원료약의 자급도는 지난 2018년 기준 26.4%에 불과하다. 원료 의약품의 상당 부분을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인도 등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중 2019년 기준 원료약 수입률이 가장 높은 곳은 중국이다. 수입률 36%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 33%인데 비해 3% 증가했다. 

[사진=2020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책보고서]
[사진=2020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책보고서]

국산 독감 백신이라고 하지만 그 원료가 중국에서부터 왔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부는 “우리가 마루타냐”라며 “검증이 되지 않은 백신을 접종하고 사망한 것 아니냐”라고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에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이날 “코로나19와 독감의 감염 증상이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라 독감과 코로나19 동시 감염시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다”며 “이러한 이유로 정부가 독감 백신 접종률을 높이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러나 정부의 실책은 급히 독감 백신 접종을 진행하다 보니 백신 수급 사업을 낙찰한 회사의 적격 여부 판단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모든 백신 제품을 다 문제 있는 제품으로 판단해서 접종을 미루면 면역이 생기는 기간과 독감 유행 기간이 어긋나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러한 의혹들에 대해 연합뉴스는 지난 23일 [팩트체크]라는 이름을 달고 식약처의 입장을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식약처는 “이번 시즌 국내 독감 백신 중에는 중국에서 원액을 들여와 제조한 제품도 없다”며 “국내 유통되는 독감 백신 제조·수입사 10개사 중 외국에서 원액을 들여오는 회사는 동아ST, 보령바이오파마인데 이들 회사의 원액 수입국은 모두 프랑스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되고 있는 독감 백신중 중국산은 없으며, 원액도 중국에서 들여온 것은 없다”는 것이다.

연합뉴스의 [팩트체크] 보도에도 누리꾼들은 의심하는 분위기다. 누리꾼들은 “친정부 성향의 연합뉴스를 믿을 수 없다”며 “문제가 없는 독감백신이라면 질병관리청장과 문재인 대통령부터 접종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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