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경영승계 혐의 등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
[ 불법 경영승계 혐의 등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에 대해 수사 적정성, 공소제기 여부 등을 논의하는 자문기구다. 검찰개혁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8년 설치됐고, 대검 산하에 있지만 법조계,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 검찰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수사심의위 권고는 강제성은 없지만, 과거 8차례 사례처럼 검찰이 이번에도 수사심의위 권고를 수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은 수사심의위의 결정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다행스럽다면서도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소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검찰이 수사심의위 제도 도입의 취지를 살려 불기소 권고를 존중하길 바란다는 기대감도 감지되고 있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위원들의 결정을 존중한다"라며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에게 기업활동에 전념하여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기회를 준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삼성은 수사심의위 권고가 검찰의 기소 방침 보류로 이어지길 희망하며 쉽지 않았던 경영 정상화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사법 리스크'는 햇수로 5년 차에 접어들었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1월 처음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은 이후 2017년 국정농단 특검으로부터 7차례 조사를 받았다.

나아가 올해 들어 미중 무역 분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한일 갈등 재부상 등 악재가 겹치며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도 솟구쳤다.

이 부회장이 최근 현장 경영에 나서 "가혹한 위기 상황", "경영환경이 우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위기의식을 내비치고 있는 배경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9일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15일부터 23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다섯 차례의 사장단 간담회를 가지는 등 '현장 강행군'을 이어왔다.

한 재계 관계자는 "아직 검찰이 기소할 가능성은 남아있다"면서도 "(그러나) 검찰이 개혁하기 위해 만든 '수사심의위원회' 제도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어 쉽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랜 기간 수사를 진행했음에도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해 과감하게 불기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검찰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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