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오른쪽)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종인(오른쪽)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2년 악연'으로 유명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집권여당과 제1야당 대표로서 마주앉았다.

3일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이 대표의 사무실을 찾아 "4년 전에는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었다. 이번에 찾아오게 되니 기분이 이상하다"며 인사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이어서 김 위원장은 "이번 선거로 거대 여당을 만드셨고, 경제 상황도 변화가 심하니 정치권이 옛날 사고로는 할 수 없다. 여야가 나라 발전을 위해 협조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특히 방역은 관리가 어느 정도 되는데,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이 아직 안돼서 언제까지 갈지 걱정이다. 경제 긴급대책을 세우긴 하지만 그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고, 여야가 합의해서 (해야 하는데) 이번에 극복 못하면 여태껏 해온 게 많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김 위원장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개원 문제인데, 이 대표가 7선에 관록이 많으신 분이니 과거의 경험을 보아 빨리 정상적인 개원이 될 수 있도록 협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제 경험으로 20대 국회와 다른 모습을 21대에서 보여주어야 서로간의 정치가 신뢰를 받는데, 마침 이번에 중요한 비대위원장을 맡으셨으니 새로운 모습을 (보여달라)"며 "더군다나 여러 경험을 많이 하셨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빨리 원구성이 되도록 해주시면, 그 다음에 운영은 종전과는 달리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이 대표는 "5일에 하도록 돼 있는데 기본적인 것은 지켜가면서, 협의할 건 협의하면서 충분히 소통만 하면 가능하다고 본다. 저는 임기가 곧 끝나지만 (주호영) 원내대표가 원숙하신 분이기 때문에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의 역할에는 선을 그었다.

두 사람은 1988년 치러진 13대 총선때부터 질긴 인연을 이어왔다. 당시 민주정의당에서 전국구(현 비례대표) 재선 의원이었던 김 위원장은 서울 관악구을에 지역구 후보로 처음 출마했다가 평화민주당 후보였던 이 대표에게 패한 바 있다.

첫 지역구 도전에서 고배를 마신 김 위원장은 이후 다시는 지역구 후보로 나서지 않은 반면 처음 금배지를 달게 된 이 대표는 이를 시작으로 총 7번 출마한 지역구 선거에서 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이후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가 역전된다. 당시 선거에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김 위원장은 이 대표를 컷오프(공천배제)시켰다. 이때 일각에서는 1988년 선거 때의 앙금이 남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한 뒤 세종시에서 무소속으로 생환해 민주당에 복당하며 당 대표까지 오르기도 했다.

게다가 김 위원장이 올해 4월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두 사람은 각각 여야의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자리로 다시 맞붙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선대위원장에 임명된 시점이 선거를 불과 한 달 가량 앞둔 상황이여서 시간이 촉박했다는 평가가 많았고 결과도 이 대표의 민주당 압승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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