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리왕자와 부인인 메건 마클 왕자비 [사진=뉴시스]
영국 해리왕자와 부인인 메건 마클 왕자비 [사진=뉴시스]

'왕실 독립'을 선언한 영국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 왕자비가 캐나다에 머물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의 해외 거주 비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해리 왕자와 마클 왕자비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위 왕실 일원에서 물러나고 재정적으로 독립하려 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영국 왕족은 대책 회의를 거듭한 끝에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날 해리 왕자 부부의 '독립 선언'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때 여왕은 성명을 통해 "서식스 공작 부부(해리 왕자 부부의 공식 직함)가 캐나다와 영국을 오가는 전환 기간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는 해리 왕자 부부의 경호비 등 거주 비용을 캐나다가 내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캐나다 최대 신문인 글로브 앤 메일의 해리 왕자 부부 관련 인터넷 기사에는 "캐나다로 오는 것을 환영하지만 경호비나 다른 비용은 당신들이 낼 것으로 믿는다. 왕족이라는 신분 때문에 혜택을 받아선 안 된다"는 댓글이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 왕자 부부의 '이사'가 다가올수록 캐나다에선 비슷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듯 하다.

영국 왕실 전문가인 필리프 라가세 캐나다 칼턴대학교 부교수는 일부 왕실 '팬'들은 해리 왕자 부부가 오는 것을 좋아하겠지만, 많은 캐나다 국민은 이들의 경호 비용을 대야 하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도 헌법상 영국과 같은 입헌군주국이지만, 영국과 달리 많은 국민이 군주제를 시대와 맞지 않은 유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캐나다가 오늘 건국된다면 군주국은 아닐 것"이라면서 "현재로선 영국 왕실 가족과 관련된 비용을 캐나다인들이 내진 않지만, 내게 된다면 왕실에 대한 태도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캐나다인들의 우려는 해리 왕자 부부의 캐나다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 점과도 맞닿아있다.

라가세 교수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법적으로 캐나다 국가 원수긴 하지만 캐나다 시민은 아니기에, 그의 손자인 해리 왕자가 캐나다인으로서의 법적 권한을 자동으로 물려받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날 빌 모노 캐나다 재무장관은 아직 정부에서 해리 왕자 부부의 거주 비용에 관한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현지 CBC방송에 밝혔다.

그는 다만 "영국연방 회원국으로서 우리는 항상 일정한 역할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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