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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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전e]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20대 남성이 가정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침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붙잡힌 남성은 이 집에 살고 있는 여고생이 길을 잃었을 때 데려다 준 행인이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지난 11일 남의 아파트에 침입한 뒤 가정집 안까지 들어가려 한 혐의를 받는 A씨를 주거침입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0월 6일 오후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에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 올라간 뒤 현관문 비밀번호를 수차례 눌러 집 안에 들어가려 했다.

틀린 번호를 여러번 입력하자 신호음이 울렸고 이에 A씨는 침입을 포기하고 현장을 떠났다.

집 안에 있던 여고생 B양은 인터폰 모니터를 통해 남성을 확인하고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모니터 속 남성은 약 열흘 전 승용차로 B양을 아파트 입구까지 태워다 준 사람이었던 것.

당시 이사 온 지 얼마 안됐던 A양은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길을 잃어 버스정류장을 찾던 중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었던 A양은 집을 데려다 주겠다는 남성의 차에 어쩔 수 없이 올라탔다고 한다.

A양은 남성에게 몇 동 몇 호인지 정확한 주소도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집주소를 정확하게 알아냈는지 집까지 찾아와 다짜고짜 비밀번호를 눌렀던 것.

A양과 어머니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20대 중반의 남성을 검거했다.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높은 건물을 찾았을 뿐, A양의 집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누가 봐도 황당한 변명인데도 경찰은 성범죄 시도 정황이 없다며 주거침입 혐의만 적용했고, 남성은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에 송치됐다.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주거침입 범죄는 만 4천여 건.

허술한 법안에 의해 가장 편안해야 할 집이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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