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단체 “이 부회장 이사회 참석률 ‘제로’ 차라리 퇴진하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5일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5일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근 행보를 두고 비판과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사정기관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추진 중인 신규사업과 관련, 사업성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권과 유착된 유령사업 아니냐고 의구심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 출소 이후 올해까지 이사회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삼성전자 내부에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오는 10월 종료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 참여연대 등 일부에서 “이 부회장이 2018년 2월 집행유예 출소 이후 올해까지 이사회 참석률이 0%”라며 “등기이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회에 출석할 의사가 없다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주주와 회사를 위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18일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사내이사 임기가 오는 10월 26일 종료됨에 따라 늦어도 9월에는 임시주총 일정을 확정해야 한다”며 “하지만 삼성 내부에서는 이를 공론화하기 부담스런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현재 이 부회장이 재판중인 상황에서 만약 재판의 최종결과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따라갈 경우 자칫 이사회에서 결정한 안건이 문제가 될 수 있어서다. 
이 관계자는 “재판결과가 안좋게 나올 경우 범죄자가 결정한 사안이라며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부총리를 만나 ‘스마트 시티’ 건설 등과 관련한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을 두고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법원 판결 이후 이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에 대한 여러 불안감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 이 부회장의 사업기회 발굴은 ‘사상누각’ 아니냐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인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와 만나 건설과 정보통신기술(ICT)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회동에는 사우디 정부 관계자도 배석해 현지 인프라 사업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올 6월 방한해 이 부회장을 비롯한 5대 그룹 총수와 만나 투자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 삼성물산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현장을 방문한 뒤 현지에 머무르며 향후 사업 전략 등을 깊게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에 의존하지 않는 산업구조’를 만들기 위해 장기 성장 계획인 ‘사우디 비전 2030’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구체적 협력방안 등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을 것이라는 말이 업계에서 나온다. 

사우디는 비전 2030을 통해 △네옴 메가시티 건설 △홍해 관광지 육성 프로젝트 △제다 타워 건설 프로젝트 △리야드 지하철 건설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는 2030년까지 전체 가구의 90%가량이 5세대(5G) 통신망을 사용하도록 하고 같은 기간 전자상거래 비중을 80%까지 늘리는 등 디지털 부문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사업 추진과 관련해 사정기관 주변에서는 “실무적 협상이나 계약관계 추진은 아닌 단순 미팅”이라거나 ‘정권실세가 추진하는 사업’ 또는 ‘정권실세 사업 중계 개입설’ 등이 나오는 등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측은 이같은 불안감에 대해 “삼성전자와 물산 등은 5G 네트워크 장비를 비롯해 스마트폰·메모리반도체 등 4차 산업혁명 주요 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데다 그룹사인 삼성물산(건설), 삼성SDS(ICT 인프라), 삼성SDI(전기차 배터리) 등과의 협업도 가능한 만큼 사우디아라비아에 있어 최적의 파트너”라는 입장이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중인 인프라 관련 사업을 위해서는 약 8,200억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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