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김호성 기자] 유기발광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 등 경쟁국 기업들과의 차이를 유지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22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발표한 LG디스플레이의 사업계획은 급변하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의 전략을 재정립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BOE, 비전옥스, 에버디스플레이, 차이나스타(CSOT) 등 중국기업들이 무섭게 따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바일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에 있어서, 중국 기업들의 추격은 거세다. 

유비리서치에 의하면, 모바일용으로 쓰이는 6세대 OLED 기준 한국의 글로벌 점유율은 지난해 85%였으나, 2019년에는 67%로 줄어들 전망이다. 

 

<사진 / OLED NET>

 

반면, 중국 기업들은 지난해 15% 불과했던 점유율이 2년후면 33%로 두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기업들이 주 타겟으로 보는 공급처는 애플. 

아이폰용으로 공급을 성사하기 위해 BOE는 지난해말부터 청두 B7라인에서 중소형 OLED 생산에 본격 들어갔다. 애플이 고사양 스마트폰을 통해 차별화에 나서면서 OLED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이미 아이폰X의 경우 OLED 또는 기존 LDC로 이원화 출시를 한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OLED 탑재를 대폭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BOE가 청두 B7 라인에 이어, 추가로 공장을 증설중인 것으로 안다"며 "대대적으로 증설을 하는 배경에는 애플과의 공급 물량에 대해 어느 정도의 구두발주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공장 증설 차질없나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캠퍼스 <사진 / 삼성전자>

BOE의 증설 소식과 교차하고 있는 상황에 때마침 삼성디스플레이가 증설키로 했던 아산 A5 증설이 보류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사실 여부에 대한, 삼성디스플레이의 공식적인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A5 라인은 애플 아이폰용의 수요 증가와 함께 비보, 오포,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들어갈 물량도 염두한 것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같은 상황을 염두해, 1조원을 들여 A5라인 신축에 들어가겠다고 지난해 7월 발표한 바 있다. 

디스플레이 전공정 장비 업계 관계자는 "이미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전공정 장비 반입에 대한 어느 정도의 윤곽은 나와야 맞다"라며 "외산 장비 쪽은 어떨지 모르지만, 현재 장비 규모 등 구체적으로 진전된 상황은 없다"라고 답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놓고, 삼성디스플레이가 A5 라인에 신축에 대해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등과 비교해 다시 원점에서부터 검토중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의 급작스러운 증설 모습을 감안해, 아이폰용 공급에 변화가 생겼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사실여부를 떠나, 중국 업체들이 일시에 증설에 나서면서 아이폰용을 비롯한 중소형 수요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맞지 않느냐"라고 전했다. 

 

◆LGD, 투트랙 전략 본격화....대형 패널 늘리고, 중소형 판도 재정립

LG디스플레이 OLED 라이트패널 5세대 공장 전경<사진 / LGD>

LG디스플레이의 23일 컨퍼런스콜을 통한 발표는 단순한 증설의 차원을 넘어선, 중소형 OLED 패널의 변화시기에 승기를 잡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2020년까지 OLED에 2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다시 분명히 했다. 

이중 10조원은 대형 OLED에, 나머지 10조원은 중소형 플라스틱 OLED다. 특히 중국 8.5세대 공장 신축에 대한 승인이 나오면서, 2019년에는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을 이날 다시한번 강조했다. 

업계는 이와 같은 LG디스플레이의 행보에 대해, 중소형 시장의 변화에 따른 '투트랙 전략'으로 해석한다. 

기존 LG디스플레이가 절대적 우위를 갖고 있던 대형 부문의 투자를 늘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중소형 OLED 시장의 판도 변화 시기에 이 부문으로도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날 김상돈 LG디스플에이 부사장은 "(한국) 정부의 (중국 OLED 공장 설립) 승인이 당초 기대보다 3개월 정도 늦어졌지만, 2019년 하반기 양산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2020년까지 대형, 중소형 플라스틱 OLED 중심 중장기 투자 규모하에서 올해 9조원을 투자해 미래 신기술 연구에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저우 공장에서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양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기존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중국 업체, 그리고 샤프 등 일본 업체들까지 달려드는 이 시장은 그야말로 '이전투구'의 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부품업체 관계자는 "현재는 중소형에서만 판세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만, LG디스플레이가 장악하고 있는 대형 OLED 패널 부분도 언제 업체간 분할하는 시장이 될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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