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비전e 장연우 기자] 독일 자동차 산업계는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의 시점에 놓여 있다. 2017년 독일 전기자동차 판매가 역대 최고 성과를 기록한 가운데, 2018년은 전기자동차 모델이 기존의 소형에서 중형급, SUV로 보다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전기자동차시장 내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자동차부품업계 역시 시장 변화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다.
독일 자동차업계 내에서는 E-모빌리티가 이미 몇 년 전부터 큰 화두다. 다수의 기업이 유럽 내 전기자동차 고속충전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협업하고 있을 뿐더러, 스타트업 기업을 매입하거나 자동차분야 외의 기업이나 연구소 등과도 협력을 통해 변화를 일궈내고 있다.
독일 자동차청(KBA)에 따르면, 2017년 독일 전기자동차 신규 등록대수는 2만5056대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19.6%에 이르는 높은 증가율이다.
2017년 한 해 독일 자동차 총 신규 등록대수는 344만 대이며, 이는 전년 대비 2.7% 증가한 수치다. 이는 무엇보다 전기자동차에 대한 세제 혜택과 더불어 구매 시 지원금 등의 혜택과 충전시설 확충 노력 등이 어느 정도 구매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트라 독일무역관은 독일 자동차업계는 전기자동차 수요 증가세가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다수의 독일 주요 완성차 기업이 총 12개의 모델 출시 계획을 발표해 많은 기대와 주목을 끌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신차 출시로 주도권 경쟁
2018년 2월 닛산의 첫 출시 모델은 영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자동차 모델 리프(Leaf)의 2세대 모델로 이미 독일 사전 주문 예약 건이 1000대, 전 세계적으로는 1만여 대에 이른다.

리프는 2010년 첫 출시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약 28만5000대가 판매돼 현재까지 전기차 모델 순위 1위를 기록하며 가장 성공적인 전기자동차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리프 2세대 모델은 150마력의 전기모터와 40kWh의 배터리가 장착돼 1회 충전 시 최대 378km까지 주행 가능하다. 2018년 말에는 60kWh의 배터리가 장착된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며, 이는 부분적으로 자율주행 어시스턴트 시스템이 갖춰진 모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타트업 이 고 라이프(e.Go Life)는 2018년에 이어 2019년부터 본격적인 전기자동차 모델 생산에 돌입한다. 이 모델은 14.9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기반으로 1회 충전 시 약 100km 주행이 가능하다. 일반충전은 6시간, 고속충전은 약 3시간이 소요된다. 아울러 각각 115km와 150km의 주행거리를 보유한 40kW와 60KW 모델이 출시된다. e.Go Life 모델은 이미 사전 주문 예약 건이 1600대에 이르며, 2019년부터 연간 2만 대 생산이 예정돼 있다.
메르세데스 전기자동차 모델의 경우 모듈형식의 리튬이온배터리는 자회사인 Deutsche Accumotive에서 생산하게 되며, 총용량 70kWh, 최고 110kWh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우디는 올 8월 e-tron Quattro SUV 모델로 첫 전기차 모델 시리즈를 생산할 예정이며, 이는 400마력으로 500km까지 주행 가능하다. 이 외에 테슬라(Tesla)는 하반기에 350km까지 주행 가능한 모델3을 선보일 예정이다.
2018년 중반 재규어(Jaguar)는 약 500km 주행이 가능한 90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I-Pace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 코나(Kona)는 2017년 프랑크푸르트 국제모터쇼(IAA)에서 첫 선을 보인 중반 소형 SUV 모델로 올 중반 4.17m 길이의 전기자동차 모델로 출시한다. 이 모델의 주행거리는 최고 500km이다.
이 외에도 중국 스타트업 신생 기업인 퓨처 모빌리티(FMC)는 2019년 신 전기 SUV 자동차 모델인 바이톤(Byton)으로 주 경쟁기업인 테슬라에 대항한다는 계획이다. FMC는 2016년 테슬라, 닛산, BMW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서 근무했던 몇몇 매니저들이 핵심 임원진을 구성해 설립한 기업으로 중국 난징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독일 뮌헨, 중국 상하이와 홍콩 등에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모델은 기본 모델의 경우 71kWh의 배터리 용량으로 1회 충전시 최대 400km 주행이 가능하다. 고급형은 95kWh의 용량으로 최대 520km까지 주행 할 수 있다.
◆엇갈린 전망 속 자동차부품업계, 시장 대응에 박차
자동차부품업계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독일 두이스부르크-에센 대학 소속 자동차 리서치센터(CAR: Center Automotive Research)의 최신 박사논문에서 추산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전기차로의 전환은 한편으로 자동차부품업계 대기업의 매출24~50%에 이르는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이는 현재 판매되는 내연기관 모터와 기어용 부품을 합산한 것이다.
부품 대기업 중 하나인 쉐플러(Schaeffler)는 2030년 모든 자동차의 30%가 더 이상 내연기관을 갖고 있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대한 대응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콘티넨탈 CEO 데겐하르트(Elmar Degenhart)는 내연기관이 빠른 시일 내에 해체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데겐하르트는 자동차 무게를 줄여줄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가 2023년 전에는 대량 공급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해 2025년 이후에도 전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자동차가 전세계 자동차 생산의 20%를 상회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코트라 독일무역관에 따르면, 독일 쉐플러의 CEO 로젠펠트(Klaus Rosenfeld)는 해당 회사의 경우 전기자동차 시대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
쉐플러는 현재 20개의 고객 프로젝트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 중 4개의 시리즈 수주가 전기차량용이며, 이 때문에 기존의 자동차부품기업인 쉐플러가 시스템 기술을 증축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말레(Mahle) 역시 해당 회사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이 내연기관 모터용인데, 이 기업 역시 전기동력 부품에 투자를 확대시키고 있다. 해당 회사의 대표 이사 슈나이더(Wolf-Henning Schneider)는 자체 개발 예산을 2016년 1억 유로 증원했다. 현재 해당 회사의 모든 R&D 비용의 4분의 3이 E-모빌리티에 투입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말레는 2017년 5월 성사된 Nagares(이후 Mahle Electronics) 인수건으로 전자업계 내 입지를 강화할 예정이다. 해당 회사는 차량 뒤 축에 2개의 48V 동력 공급장치를 장착한 소형 도심용 전기차량 콘셉트를 2017년 9월 개최된 IAA에서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코트라 독일무역관은 "전기자동차시장 내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국내 자동차 및 부품기업의 공격적인 시장 공략 행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