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정윤수 기자] 지난해 스웨덴 자동차 브랜드 볼보는 2019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모델에 전기모터를 적용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순수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단계적으로 줄여 2019년부터는 전기모터가 장착되지 않은 차량은 판매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가 내연기관으로만 움직이는 차량의 생산 중단 시기를 특정한 것은 처음이다.

볼보 외에 재규어와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다른 글로벌 자동차업계도 속속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 볼보의 이같은 결정은 세계 자동차 시장에 큰 여파를 미칠 전망이다.
◆전기모터란
세계 곳곳의 환경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석유 시대가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자동차업계는 석유를 연소해 엔진을 가동하던 기존 내연기관 대신 전기 모터를 이용하는 전기차로 눈을 돌렸다.
전기모터 기술을 세계에 알린 사람은 마이클 패러데이다. 패러데이는 1831년 말, 1832년 초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왕립협회에 발표했는데, 패러데이의 연구를 바탕으로 다른 과학자들이 다양한 전기 원리를 발견하면서 현대적인 전기모터가 개발되기 시작했다.

모터는 사용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 성질의 동력 장치를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종류가 매우 많고 기술적으로도 상당히 광범위하다. 분류방식도 다양하다. 모터는 일반적으로 전원의 종류, 구조, 동작 원리, 토크 발생 원리, 용도, 동작 형태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전기차는 휴대폰처럼 배터리를 충전해 움직이는 방식으로 배터리는 전기모터에 전기를 부여하고, 전기차는 모터의 힘을 통해 구동된다.
그렇다면, 전기모터가 무엇이기에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부품이 된 것일까?
답은 바로 저소음, 친환경에 있다.
전기모터는 엔진과 달리 전기를 이용해 힘을 얻기 때문에 소음도 적고 유해물질도 생성하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디젤 차량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전기차 같은 친환경 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덕분이기도 하다.
◆전기차 모터의 종류는?
입력되는 전원에 따라 모터는 AC모터와 DC모터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서 AC는 교류를 뜻한다.

기본적으로 가정용 220V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AC모터다. AC모터는 다양한 분야에 광범위하게 사용됐고, 가격도 저렴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DC모터보다 내구성도 뛰어나다. 이 때문에 AC모터는 큰 힘이 있어야 하는 공작기계, 압축기 등 산업 분야에서 많이 활용되지만 제어가 복잡하다는 단점도 있다.
DC모터는 교류를 사용하지 않고 12V, 24V, 90V, 180V 등 직류전압을 사용하기 때문에 직류 변환 어댑터가 필요하다. DC모터는 대부분 크기가 작고, 저렴하며, 다양한 성능을 자랑한다. DC모터는 고정자의 전극을 마이너스와 플러스로 바꿔주기 위한 브러쉬가 필요하다.
구조상 모터 내부의 브러쉬와 정류자가 회전시 접촉하면서 작동되는데, 이때 브러쉬가 닳아서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BLDC모터, 즉 브러쉬가 없는 모터가 개발되기도 했다.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모터는?
배터리가 내연기관의 연료탱크 역할이라면 전기모터는 엔진에 해당된다.
전기차의 구조는 간단하게 ‘엔진 대신 모터, 기름 아닌 전기, 연료탱크 아닌 배터리’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모터가 전기자동차의 성능을 좌우하기도 한다.
전기자동차에 주로 사용되는 것은 AC모터다.
왜 DC모터가 아니라 AC모터를 사용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앞서 말한 DC모터의 내구성 때문이다. DC모터는 브러쉬가 자주 마모되기 때문에 교체를 자주 해야 한다. 안정성이 중요한 자동차에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은 것이다.
AC모터를 사용하는 전기자동차에는 배터리와 모터 사이에 인버터가 꼭 필요하다. 인버터를 이용해 직류를 모터에 적합한 교류로 변환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AC모터는 현재 동기모터, 유도모터, 교류정류자모터 등 다양한 종류가 개발됐다.

전기자동차에 주로 쓰는 것은 동기모터로 동기모터가 다른 모터들보다 작게 만들 수 있어 전기자동차에 더 적합하다. 이처럼 전기모터는 전기자동차의 핵심기술 중 하나다.
전기자동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자동차에도 전기모터가 사용되고 있다. 이에 많은 업체가 개선된 효율성을 가진 전기모터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에는 전기모터의 효율을 지금보다 두 배 높일 수 있는 ‘이중 고정자 구조’ 모터가 개발됐다. 전기모터를 자동차 엔진에 비유했을 때, 기존의 모터는 모두 1기통 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중 고정자 구조 모터는 2기통 엔진에 비유할 수 있다. 이중 고정자 구조의 모터를 다중 고정자 구조나 다단회전자 방식과 조합하면 6기통 이상의 더 효율적인 모터를 만들 수 있다.
◆다양한 산업으로 진출하는 전기모터
최근 발표된 프로스트 앤 설리번 한국 지사의 ‘2017 세계 전기모터 시장 전망 분석 보고서(Global Electric Motors Market, Outlook 2017)’에 따르면, 자동차, 가전제품, 신재생 에너지, 수질 폐수처리 등의 산업에서 전기모터 매출이 늘어나고 있으며, 전기 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전기 자동차 전기 모터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전기 자동차 및 자동차 제어 전기화가 장려되고 있다.
프로스트 앤 설리번의 크리샤나 라만(Krishna Raman) 연구원은 전기모터 제조사들은 제품 효율성을 개선하고 기존의 저성능 설비들을 교체하는 연구 개발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새로운 자동차 응용분야에 쓰일 전기 모터를 개발하는 것이 다른 경쟁기업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임을 밝혔다. 즉, 자동차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신재생 에너지, 수질 폐수처리 등 다양한 산업에 전기모터 사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 각국은 조만간 내연기관차 운행 금지에 대한 규제를 마련할 예정이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는 유럽 국가 가운데 가장 이른 시점인 2025년부터, 독일은 2030년, 프랑스와 영국은 2040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유럽 국가에 이어 인도도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몇몇 국가에서는 구체적인 법안을 내놓기도 했으며, 실제로 많은 나라들이 2030년엔 내연기관차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 역시 해당 내용의 규제안 제정을 검토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30년까지 개인용 경유차를 퇴출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이러한 세계 각국의 움직임에 따라 전기모터는 기존 전통 분야를 비롯해 차세대 자동차, 드론, 로봇 등 미래 동력 산업에서도 필수요소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