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데이터 쌓일때까지는 유사한 상황 지속될 것... 파이싸움 보다는 안정성 강화에 집중해야"

[뉴스비전e 정윤수 기자] 설왕설래 말이 많았던 비트코인 선물이 미국 시카고 거래소(CME)에서 18일 현지시간 기준 첫 거래를 시작했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선물이 거래된 것은 이달초 T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이어 두번째다. 

비트코인을 기초상품으로 기반해 설계한 선물 기준지수인 '비트코인 리얼타임 인덱스(BRTI)는 예상했던대로, 가격은 개장직후 2만6천달러를 크게 웃돌며 급등했다가 다시 하락 전환하는 등 널뛰기를 했다. 

이와 같은 가격 급등락은 투자자를 잔뜩 움추리게 만들었다.

개장 직후 1시간 동안의 거래량은 280계약 수준에 그치는 등 실제 시장 참여자들은 예상보다 훨씬 적었다. 

<사진 / CME 홈페이지>

◆첫거래한 CME...지난주 CBOE보다 저조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세계 최대의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선물거래소(CME)이 일요일에 암호통화를 걸기 위해 자체 계약을 체결할 때만해도, 선물 거래량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기대했다. 

두 번째 미국 비트 코인 선물 출시는 대형 기관 투자자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가상화폐 거래소 등  규제되지 않는 시장을 통해서만 접근해 왔지만, 선물 거래소 거래 개시는 이와 같은 휘발성 자산 거래에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기됐다. 

지난 10일 시카고선물그룹 경쟁사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Global Markets/ CBOE)가 시작한 선물 계약과 CME 역시 유사한 거래방식을  채택했다. 다만 거래 최소 단위가 5비트코인으로 CBOE와 비교해 5배 큰 단위기 때문에 거래량이 늘어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와 같은 예상은 지난주 CBOE에서의 첫거래와 비교해도 훨씬 저조한 수준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CBOE에서 비트코인 거래량은 첫날 4000계약을 웃돌았지만 그 뒤로는 하루 평균 1640 계약에 그쳤다. 

18일 첫 거래를 시작한 CME는 예상보다는 거래량이 크게 저조하다는 분석이다. 

COEB에 이어 CME에서마저 비트코인선물의 거래량이 기대치에 못미치면서, 나스닥과 캔터 피츠젤러드 등 비트코인 파생상품 거래를 추진중인 월가 투자금융기관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파이 빼앗기 게임 아닌 공정 경쟁을 통한 '저변확대' 해야"

가뜩이나 예상보다 거래량이 저조한 상황에서 CBOE, CME에 이어 나스닥, 캔터 피츠젤러드 등 우후죽순으로 비트코인 선물상품에 뛰어들면서 자칫 '파이 빼앗기'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시장이 활성화될 때까지 거래량을 늘리기 보다는 투자자 보호 등 시장의 안정성에 집중하면서 서서히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고에 본사를 둔 25억 달러 규모의 대체 투자 제공 업체인 알테그리드(Altegris)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마츠 오스본(Matt Osborne)은 "CME 계약은 광범위한 교류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CME 계약이 더 많은 관심과 더 많은 양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오스보르네 책임자 뿐 아니라 대다수 월가의 투자기관 관계자는 비트코인 선물의 흥행을 예상해 왔다. 

그러나 막상 거래를 시작해본 결과,  널뛰기 가격으로 투자위험성이 높다는 것을 증명했을 뿐 아니라,  비트코인 교환과 정전, 서비스 거부(DDoS) 공격, 해킹 같은 문제점도 더욱 부각되고 있다. 

비트코인 선물상품 거래가 시작된 이후,  비트코인 현물가격도 요동쳤다.  현지시간 이달 15일 룩셈부르크에 기반을 둔 비트스탬프 거래소에서 코인당 1만8천 달러 가까이 찍으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비트스탬프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들어 상승률이 1700%에 달한다. 

지난주 월요일에 첫거래에서 4,000 계약 이상 체결됐던 CBOE의 경우, 익일 거래 계약수는 1500개에 그쳤다. 첫날 거래보다 1/2 이상 뚝 떨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거래 급감의 이유로, 가상화폐(암호통화)의 근본적인 가격 변동성 우려가 가장 크다고 지적한다. 그만큼 쉽게 뛰어들지 못할 시장이라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작용한 셈이다. 

이로인한 선물 시장에서 예치금 규제로도 나타났다. 예치금은 거래를 위해 계좌에 입금해 둬야 할 최소 금액이다.  

CME가 요구하는 예치금은 거래금액의 35%, CBOE의 경우 40%인 반면 S&P 500 선물 계약의 경우, 5%를 예치해야 한다. 이는 비트코인 선물상품의 위험성을 반영한다.

 

◆"거래량은 서서히 증가할 것.... 안정화될 때까지 신중한 투자필요"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선물시장이 이처럼 초기 흥행에 실패하고 있음에도 거래량은 서서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도 시장이 안정화될때까지는 신중한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국 상품 선물거래위원회 시장정보국장인 앤드루 부시는 지난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의 기본 현금시장이 여전히 규제되지 않고 있다"며 "투자를 결정할 때 이를 명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선물이 큰 효과를 발휘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초기 시장인만큼 앞으로 비트코인 선물 계약과 관련한 데이터가 쌓여야 기관들도 투자를 결정하는 기준이 생기게 되고, 자연스럽게 시장도 확대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투자기관 알테그리드의 오스본 (Matt Osborne) 최고투자책임자는 "가격 조치에 익숙해지고 변동성과 마진 사용에 더 익숙해 진 이후에 거래량이 서서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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