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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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백로'가 지나면서 완연한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시기로 밤에 기온이 떨어져 풀잎에 이슬이 맺히고 서늘한 바람이 불며 곡식과 과일 수확의 중요한 시점입니다.

백로는 비가 오면 십리 천석을 늘인다고 여겨지고 풍년을 기원하는 전통적인 절기이기도 합니다.

9월은 가을이 익어가고 풍요를 바라보는 탐스런 설레임 가득한 달입니다.

아름다움을 향한 가을바람이 소슬(蕭瑟)하고, 구절초 하얀꽃 반기는 시절에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9월의 시 한편이 있습니다.

시인 이채,  [9월에 꿈꾸는 사랑]이라는 시가 있다.

"날개는 지쳐도 하늘을 보면 다시 날고 싶습니다 생각을 품으면 깨달음을 얻고 마음을 다지면 용기가 생기지요

단 한 번 주어지는 인생이란 길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만 끝까지 걷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세상에 심어놓은 한 송이, 한 송이의 꿈 어느 들녘에서, 지금쯤 어떤 빛깔로 익어가고 있을까요 가슴은 온통 하늘빛으로 고운데

낮아지는 만큼 깊어지는 9월 한층 겸허한 모습으로 내 아름다운 삶이여! 훗날 알알이 탐스런 기쁨의 열매로 오십시오"

마침 가을을 재촉하는 단비가 대지를 적시며 9월의 싱그런 두 번째 주말을 보내고 화창한 날씨가 새로운 한주를 맞이합니다.

끝이 없을 것 같던 무더위와 가뭄도 결국은 계절의 흐름 속에서 물러가고 있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의 문턱에 선 지금, 우리는 자연의 질서가 주는 교훈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고난의 시간도 언젠가 지나가고, 기다림 끝에는 새로운 시작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주말, 촉촉이 적신 가을비와 함께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과 평온함을 느끼며 잠시 숨을 고르셨기에 희망찬 한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여유와 행복을 누리며, 서로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가을에 농익는 오곡백과 그 넉넉함에 평화가 있고 즐거움 가득 찬, 삶의 가치를 노래합니다.

뒤돌아 갈 수 없는 인생, 오직 앞으로 만 걷는 길, 그 안에서, 오직 사람이 지향하는 행복을 거두고 나누는 아름다운 세상을, 늘 꿈 꿉니다.

이 혼란(昏亂)한 세월에 서로서로 위로와 격려로 삶의 의지를 굳게 다져, 사랑과 相生의 공동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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