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일본에서 지속되는 기록적 폭염이 농수산물 공급망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8월 2일 보도에서, 전례 없는 가뭄과 고온으로 인해 농작물 수확이 급감하고 가축 및 양식 어류의 성장도 저조하다고 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25년 7월의 평균 기온은 1898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고, 강수량은 1946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북동쪽 일본해 지역은 예년 강수량의 13%, 호쿠리쿠 지역은 8%에 그쳤다.

이로 인해 쌀 농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벼가 시들거나 손상된 채 발견되면서 2025년 전체 쌀 생산량 감소가 우려된다. 이미 2023년 고온 현상으로 쌀 생산량이 줄고 가을 이후 가격이 급등한 전례가 있어, 올해도 유사한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야마가타현 나가이시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스가노 요시히데 씨는 "일부 논의 물이 마치 끓는 물처럼 뜨거워져 고온 피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채소류는 이미 가격에 변동이 생겼다. 도쿄 시장에서 7월 중순 토마토 도매 가격은 킬로그램당 415엔(약 2.8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상승했고, 호박은 20%, 피망은 30% 각각 가격이 상승했다. 구매량은 전년 대비 30% 감소했다. 도쿄 대전시장의 청과 도매상은 “8월 이후에도 채소 물량이 평년보다 적을 것”이라 내다봤다.

육류와 수산물도 예외는 아니다. 도쿄 중앙 도매시장에서 7월 국산 돼지고기 평균 도매 가격은 킬로그램당 866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상승하며 반세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고온으로 인해 돼지의 식욕이 줄고 성장 속도가 느려졌기 때문이다.

한편, 일본 근해의 수온도 1982년 이후 최고치를 보였으며, 일부 해역은 평년보다 무려 5도나 높았다. 가고시마현에서는 양식되는 고급 어종 의 가격이 전년 대비 50~60%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어민들은 “고수온과 적조로 인해 물고기의 먹이 섭취가 줄어 성장이 더뎌졌다”고 밝혔다.

이번 폭염으로 인해 일본 국민들의 식탁물가 부담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 변화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더 커지고 있는 가운데, 농업과 수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