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디자인, 단순한 재도전이 아닌 구리시민과 재계약

 "정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 곁에 있어야 한다."

 일찌감치 재선 도전을 선언한 안승남 전 구리시장이 보여준 현장행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실제로 그는 민선 7기 임기 내내 8개 동으로 구성된 관내 구석구석을 누비며 '발로 뛰는 시장’이란 애칭을 얻었다.

 시장실 책상 위가 아니라 전통시장 골목, 복지관, 청소년 공간, 심지어 공사 현장의 먼지 속이 그의 사무실이었다.

 안 전 시장의 행보를 보면, ‘현장 정치’가 무엇인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청소년 여가공간 확대나 사회복지관의 개방 운영 같은 정책은 보고서나 회의실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시민과 눈을 맞추고, 불편과 바람을 직접 듣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정책은 종이에 쓰여지는 순간보다, 땅 위에 내려앉는 순간 가치가 있다. 그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지난 2024년 5월, 안 전 시장은 다시 한 번 구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위기를 시민의 힘으로 극복하겠다’는 메시지 속에는, 과거 그가 펼쳤던 소통 중심 행정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2026년 지방선거는 단순한 재도전이 아니라, 구리시민과의 ‘재계약’이 될 것이다.

 재임 때의 현장 시민과의 약속을 이번에는 더 탄탄한 행정과 완결된 형태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정치는 결국 사람이다. 표를 얻는 순간보다, 표를 준 사람을 기억하는 시간이 더 길어야 한다.  안 전 시장이 과거처럼 구석구석을 다시 뛰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구리시의 풍경은 변할 수 있다.

 서류와 보고서, 브리핑 자료로만 채워지는 행정은 결국 시민의 체온을 담아내지 못한다. “구리시민께 답을 구합니다.” 는 소신은 경기도에서는 소도시로 분류되는 구리를 살기좋은 도시로 만드는 아이디어 공장이 되었다. 

 예컨대 수택2동 청사 건립 같은 숙원 사업도 이렇게 탄생했다. 그의 리더십은 ‘참여’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시민이 주인이라는 확고한 철학, 그리고 소통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신념 말이다. 

 구리의 도시 비전을 베드타운에서 자족도시로 전환하겠다는 목표 역시 현장에서 들은 절박한 목소리에서 비롯됐다. e커머스 단지, 푸드테크밸리, 균형 있는 일자리 정책은 이런 맥락에서 설계된 것이다.

 물론 그의 행정이 완벽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속도전이 필요한 사안에서 지나친 절차와 논의로 답답하다는 평가도 있었고, 굵직한 개발 프로젝트의 가시적 성과는 임기 안에 드러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는 행정의 출발선을 시민 곁에 두었다는 점이다. 정책이 실패하더라도, 그 실패의 과정까지 시민이 목격하게 한 지도자는 그다지 많지 않다.

 선거철의 현장 방문이 아니라, 임기 내내 시민 곁을 지키는 ‘생활 정치’. 안 전 시장이 다시금 그 길을 걸을 수 있을지, 내년 6월 구리시민들의 평가가 곧 답을 줄 것이다.

 두번의 경기도의원 이어 민선시장을 지낸 그가 구리시의 미래를 어떻게 디자인 할 지  안 전시장의 정치적 행보가 벌써부터 궁금하기만 하다. <김창권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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