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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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각국 재무장관들은 9일(현지시간) 회의를 열고, 불가리아의 유로화 도입을 공식 승인했다. 이에 따라 불가리아는 2026년 1월 1일부터 유로화를 법정 통화로 채택하며, 유로존의 21번째 회원국이 된다.

2007년 EU에 가입한 불가리아는 약 19년 만에 기존 자국 통화인 레프(Lev)를 유로(Euro)로 전환하게 된다. 불가리아 인구는 약 640만 명이며, 유로화 도입은 국가 경제와 금융시장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센 젤랴즈코프 불가리아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구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해냈다. 모든 기관과 파트너, 그리고 이 역사적 이정표를 위해 노력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기쁨을 표했다. 이어 “정부는 국민 모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아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유로화 전환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과 함께 EU 재무장관들은 불가리아 레프와 유로화의 고정 환율을 1유로 = 1.95583 레프로 공식 설정했다. 이는 불가리아 경제의 통화 안정성과 금융시장 통합을 위한 핵심적 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집행위원회 경제담당 부위원장은 “유로존 가입은 단순한 통화 교체를 넘어, 불가리아 국민이 유럽의 중심에서 보다 밝고 번영하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발판”이라며 “유로화는 새로운 투자와 일자리,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불가리아가 유로화 도입에 필요한 모든 기준을 충족했다고 판단한 바 있다. 특히 물가 안정, 재정 건전성, 환율 안정, 장기 금리 등 ‘마스트리흐트 기준’ 충족 여부가 주요 평가 대상이었다.

한편, 불가리아의 유로존 가입은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 진행됐다. 이 나라는 최근 3년간 무려 7번의 총선을 치렀고, 가장 최근 선거는 2024년 10월에 실시되었다. 이러한 정치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불가리아는 유럽 통화동맹 가입이라는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게 됐다.

하지만 국민적 공감대는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많은 불가리아 국민들은 유로화 도입에 따른 물가 상승실질 구매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으며, 일부는 전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가리아 정부와 EU는 유로화가 장기적으로 경제 안정과 투자 유치, 금융 통합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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