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서남일보 6월 4일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아시아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를 줄이고 산업 자립성을 높이기 위해 총 13개의 EU 역외 전략 프로젝트를 공식 선정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리튬, 텅스텐, 흑연 등 핵심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영국, 우크라이나, 그린란드, 뉴칼레도니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추진되며 EU의 재정 지원을 받게 된다.
최근 지리정치적 불확실성과 공급망 병목 현상이 커지면서 EU는 원자재 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스테판 세주르네는 “원자재 공급의 다변화는 앞으로 닥칠 외교적·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유럽의 독립성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선정된 프로젝트는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 필수적인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등 전략 원자재와 풍력터빈 생산에 필요한 희토류의 채굴을 포함하고 있다. 영국 잉글랜드 남서부 데번셔 지역에서는 ‘텅스텐 웨스턴’이라는 텅스텐 채굴 프로젝트가, 우크라이나에서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흑연을 생산하는 ‘바라히우카 광산’ 프로젝트가 선정되었다.
앞서 EU는 지난 3월 역내 50여 개의 채굴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며, 이번에는 이를 넘어 뉴칼레도니아 등 역외 지역으로까지 전략을 확장한 것이다. 세주르네는 영국 무역장관 조나단 레이놀즈, 우크라이나 환경부 장관 스베틀라나 그린추크와 함께 이들 파트너 국가들과의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EU는 2023년에 ‘핵심 원자재법’을 제정하고, 코발트·니켈·알루미늄 등 17개 전략 원자재 목록을 발표하며 구체적인 수급 목표도 설정했다. 이에 따르면 2030년까지 각 원자재에 대해 EU는 최소 10%를 역내에서 채굴하고, 40%를 가공하며, 25%는 재활용을 통해 충당해야 한다. 또한, 단일 제3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는 65%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공급망의 불안정성을 뼈저리게 경험한 EU는, 이번 전략을 통해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탈피하고, 친환경 전환과 산업 회복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