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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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조치가 글로벌 금융 시장에 대혼란을 불러오며, 전 세계 500대 갑부들이 역대 최대 손실을 입었다. 미국 증시는 이틀 연속 급락했고, 억만장자들의 재산은 단 이틀 만에 5,360억 달러나 줄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수) 주요 무역 파트너국을 상대로 상호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며 강경한 무역 전선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미국 주식시장은 목요일 개장 직후부터 금요일 장 마감까지 급락세를 이어갔고, S&P 500 지수에서만 5조 4천억 달러, 약 7조 3천억 달러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가 추적한 세계 최고 부자 500명 중 약 90%는 평균 3.5%의 자산 손실을 기록했다. 그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인물은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로, 테슬라 주가가 금요일에 10% 넘게 급락하면서 이틀간 그의 순자산은 310억 달러 증발했다. 올해 들어 머스크의 총 손실은 1,300억 달러에 달한다.

두 번째로 큰 손실을 본 인물은 메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였다. 메타 주가는 이틀 동안 약 14% 하락했고, 저커버그는 270억 달러를 잃었다.

또한 중고차 유통 플랫폼 카바나의 CEO 어니스트 가르시아 3세는 이틀간 2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며 억만장자 순위권에서 밀려났고, 그의 회사 주가는 무려 28% 폭락했다.

반면, 이 와중에도 수혜를 입은 이도 있었다. 나이키 공동 창립자 필 나이트는 드물게 상승세를 보인 주식 덕에 손실을 일부 만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지도자 쑤린과 "효과적인" 통화를 했고, 베트남에 대한 관세 철폐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베트남 생산 기반을 둔 나이키의 주가는 2.8% 상승했다. 이에 따라 나이트의 순자산은 8,400만 달러 증가했으며, 하루 전 나이키 주가 급락으로 입은 30억 달러 손실 일부를 되돌렸다.

트럼프의 갑작스러운 관세 발표는 글로벌 투자 시장에 경고음을 울리며, 세계 경제와 부의 지형을 다시 한번 뒤흔들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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