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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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출생률이 4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가정 규모 축소의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 전국 건강 상태 통계 센터(NCHS)가 3월 1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의 출생아 수는 359만 6천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보다 2% 감소한 수치로, 출생률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경향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유럽에서도 2023년 출생아 수가 360만 명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하며 60여 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안정성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출산율 저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인구연구소의 책임자인 사라 헤이포드는 "의료비 부담이 크고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미국인들이 출산을 미루고 있다"며, "기후 변화와 거시 경제 문제도 출산율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녀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수록 아이를 갖는 것을 연기하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의 모든 연령대에서 가임 여성의 출산율이 하락하거나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4세 이하 여성의 출산율 감소가 두드러졌으며, 이는 교육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처음으로 출산한 여성의 평균 연령은 27.5세로, 미국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2년과 비교했을 때 20세 이하 여성의 출산율은 4% 감소했으며, 2007년 이후 누적 68%의 감소세를 보였다. 현재 미국 여성 1인당 평균 출산율은 1.6명으로, 2008년 이후 매년 약 2%씩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미국은 현재 인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이민자 유입에 더욱 의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전국 건강 상태 통계 센터에서 출생 증명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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