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경제가 올해도 위축되며 3년 연속 성장이 멈출 전망이다. 독일 상공회의소(DIHK)는 최근 발표한 2024년 가을 경제조사 보고서를 통해 올해 독일 경제가 0.2%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에는 제로 성장을 전망했으나,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밝지 않다. 상공회의소는 2025년 독일 경제 성장률이 제로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며, 독일 경제가 3년 연속 실질 성장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암울한 예측을 내놨다.
마르틴 반슬레벤 독일 상공회의소 이사장은 보고서 발표 중 "독일은 단순한 주기적 위기가 아닌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앞으로의 경제 환경은 더욱 엄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조사는 독일 내 2만5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그 결과 응답 기업의 31%가 경제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경제 개선을 기대하는 기업은 13%에 불과해 전반적인 경제 비관론이 팽배한 상황이다.
밴슬레벤 국장은 "독일이 더 이상 유럽 경제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없게 될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현 상황은 2002년과 2003년의 심각한 경제 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이는 명확한 경보 신호"라며 경제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26%만이 현재 경제 상태가 양호하다고 평가했으며, 여름 대비 그 비율은 낮아졌다. 특히 산업 분야에서는 응답 기업의 35%가 자신들의 상황이 열악하다고 답해 더욱 심각한 상황을 반영했다.
기업들은 경제 악화에 대한 대책으로 독일 내 투자를 줄이려는 경향을 보였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중 3곳 중 1곳은 독일 내 투자를 줄일 계획이며, 산업 분야에서는 이 비율이 40%에 달했다. 밴슬레벤 국장은 "투자 부진이 지속되면 독일 산업의 가치 창출 기반이 약화될 것"이라며 "탈산업화 조짐이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현재 독일은 사회민주당, 녹색당, 자유민주당으로 구성된 '신호등' 연합이 집권하고 있으며, 세 당은 경제 성장 정책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올라프 숄츠 총리(사회민주당)와 로베르트 하베크 경제장관(녹색당)은 각자 경제 계획을 세웠으며,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자유민주당)은 곧 독자적인 경제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밴슬레벤 국장은 "독일 경제를 안정시킬 수 있는 정부의 실질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지정학적 리스크뿐만 아니라 독일 내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도 기업들이 우려하는 주요 요소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57%는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경영에 리스크를 초래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인건비와 기술 인력 부족 문제도 심각한 도전 과제로 지적됐다.
독일 경제는 산업 기반의 약화와 함께 점차 구조적 위기에 빠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혁과 경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기업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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