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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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매킨지의 연구소가 최근에 발간한 보고서에 아주 흥미있는 대목이 나온다.

인간관계나 국가 관계나 공히 지리적 관계가 친소관계에서 아주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멀리있는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실제로 더 가깝게 느껴지는 이유다.

특히 세계가 완전한 자유무역을 한다면 거리 측면에서는 지리적 거리가 아주 중요하다.

비슷한 물건이면 가까운 데랑 사고파는 게 운송비용도 덜 들고 교역하기가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지정학적 거리가 지리적 거리를 압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정학적 거리는 두 나라가 얼마나 가까운 협력(동맹)관계이고 얼마나 정치사회적으로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나를 나타내는 지수다.

가장 가까운 사이(지정학적 지수)를 0 가장 먼 사이를 10으로 놓고 봤을 때 중국과 미국의 거리는 거의 10 가장 먼 사입니다.

지척에 있는 한국과  중국과는 8 수준으로 별로 친하다고 할 수 없는 사이라고 매킨지의 지정학적 거리 지수가 평가했다.

이런 각도에서 작금의 한중 경제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대중 수출은 전년보다 310억달러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한국 비중은 6.3%로 전년의 7.4%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무역은 미중 갈등이 격화 되는 추세에서 1992년 한·중수교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낸 것이다.

중국의 산업경쟁력 강화와 한국의 제품 경쟁력 약화로 30여년간 지속됐던 한·중 교역은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최근 대중 무역수지 적자 원인 진단과 평가'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의 정보기술(IT)제품 수요 회복 속도( 9.3%)한국의 대중 IT수출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지만 과거와 같이 중국을 상대로 대규모 흑자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중국과의 지정학적 거리가 좁혀지지 않으면 한중 경제(교역)관계가 그리 쉽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 관계는 그야말로 갈등(葛藤) 상황이다.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는 것과 같이, 목표(目標)나 이해관계(利害關係)가 같지 않아 서로 조화와 조건없이 협력하기 어려운 그런 상태(狀態)에 놓여있다.

신임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취임 후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과 24일 한중관계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과 마자오쉬 부부장은 이 과정에서 한중관계의 중요성에 인식을 같이했으며, 양측 모두 양국 사이에 문제가 있더라도 긴밀히 소통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인내심을 갖고 잦은 만남(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개인과 국가간의 처세(관계)에서 때로는 참을성이 필요하다.

'타면지건(唾面自乾)'의 지혜가 필요하다. 시대환경은 항시 변하기 마련이다.

한미 동맹 기조를  거스리지 않으면서도 경제적인 실익을 위해  지정학적 거리를 좁히는 디테일한 지혜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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