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역시 공은 둥글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0대2 패배. 단순한 2실점 패배가 아닌 너무나 충격적인 무력감을 보였다. 실망감, 모멸감, 참담함이 뒤섞여서 분노를 느끼게 한 경기였다.

FIFA랭킹 순위에서 무려 64계단이나 높은 순위팀이 보여준 창피스러운 졸전이었다. 단 하나의 유효 슈팅도 제대로 때리지 못한 그야말로 '알라이얀 대참사'였다.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가 없었다지만 완전 주눅이 들어버린 것 같은 수준이하의 수비진은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의 개인기에 속절없이 와르르 무너졌다. 

유럽파로 구성된 공격진도 연속된 두번의 120분  경기로 너무 발이 무거웠다. 당연히 원활힌 선수 교체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어디서 부터 지적을 해야 할지, 왜?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 누구의 잘 못인지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안되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이와 관련 ESPN는 한마디로 "충격적인 업셋"이라고 논평했다.

급기야 홍준표 대구시장은 7일 대표팀 감독 관련 "왜 축구협회는 막대한 연봉을 지불하고 외국 감독들만 데려오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제와서 생각해 보니 손웅정 감독의 (손흥민 아버지)평가와 예측이 참 예리했다고 이번 요르단전을 보고 난 후 느낀 소감이다.  

"이실력으로 우승하면 한국 축구 발전이 요원하다"던 그의 멘트가 현실로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 클린스만호 대표팀을 두고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손 감독은 한국의 우승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우승을 '못 할 것'이라기보다는 '해서는 안 된다'는 쪽에 가까웠다.

그는 "우리 축구인들이 반성해야 한다"면서 "축구 실력, 축구계의 투자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은 일본에 뒤진다며, 우승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이렇게 준비가 덜 된 상태(텅 빈 실력)에서 우승해버리면 그 결과만 가지고 (변화 없이) 얼마나 또 우려먹겠느냐"라면서 "그러다가 한국 축구가 병 들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부터 승패의 결과에 매몰돼 기본기를 닦는 데에 소홀한 한국 축구 지도 방식, FIFA 랭킹에 걸맞지도 않고  월드클래스에 턱없이 못미치는 개인기를 비롯한 경기력과 조직력 부족, 전반적인 축구계의 투자 등 모든 면에서 반성해야 할 점이 많다는 점이다.

아들만큼 한국 축구 아끼는 손웅정 감독의 "아시안컵 우승 바라지만… "이라던 그의 뼈 있는 충언과 이번 아시안컵 요르단 4강전의 진면목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축구경기도 항상 오르막길(승리)만 있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내리막길(패배)만 있지도 않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보고는 정말 답(길)이 없다는 생각을 누구나 느꼈을 것이다.

이번의 참패를 계기로 한국 축구를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원점(제로 베이스)에서 정답을 찾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 축구 앞날을 위해 실적 달성을 위해 속도(速度)내려하지 말고 정확한 방향(方向)을 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차기 북중미 월드컵을 위해 '리빌드업' 수준의 '리모델링'작업이 시급하다.

승패에 일희일비 하기보다 근원적인 문제(問題)해결에 집중해야 미래가 있다.

이상기 칼럼니스트 sgrhee21@nvp.co.kr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