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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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중 갈등 속에 한국의 대중 경제(무역)협력은 점차 축소되고 있는 형국이다. 시장 다변화를 추구 하고는 있지만 실제 효과로는 아직 미비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장기적인 로드맵을 놓고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야만 이루어지는 국가적인 과제인 셈이다. 

모처럼 한·중 기업 협력 분위기가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는 무역 사절단  방중이 진행되었다. 적시적인 타이밍에 경협의 대표적인 공적 기구 대표단이 중국을 공식 방문해 실제 협력이 가능한 중국 자동차 대기업을  방문한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사안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전기차·배터리 관련 10개 기업인들로 구성된 '중국 전기차·이차전지 시찰단'을 구성해 20∼24일 중국 선전, 항저우, 상하이, 옌청을 방문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 업체인 BYD(비야디), EVE(이브), 거린메이(GEM), 지리자동차를 방문해 고위층간 기업 간 거래(B2B)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했다.

중국은 전기차 생산 관련 세계 1위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BYD 경우 전기차 생산량은 2019년 27만대 수준에서 2023년 300만대로 내년에는 400만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은 어느 산업 못지않게 부품 산업이다. 이에 중국 글로벌 자동차 회사는 자회사를 여럿 보유하고 있어 이번 상담회를 계기로 사절단에 참가한 기업들과 부품 조달, 기술 협력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 기업은 모터용 철강 소재와 관련해 최적의 기술과 생산 기술을 갖고 있다. 이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 자동차 업체와 협력을 확대할 여지가 크다.

또한 EVE의 배터리 공장 설비는 대부분 한국의 중견 배터리 장비 제조업체로부터 조달해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배터리 장비 분야의 협력 확대도 전망이 밝다. 

그간 몇 년 간 미중 갈등으로 중간에 끼여 있는 한국으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움을 겪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유일한 동맹국이고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다. 더욱이 미·중 모두 정전협정의 서명 당사자이기에 한국의 입지는 더욱 좁아 질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미·중 양국 정부 전략과 정상 간의 스탠스 여부에 따라  한중 경제 협력도 종속성과 한계성을 갖고 있다. 

문제는 우리의 대중 외교가 너무 지나치게 한미관계에 종속시키려는 집착 현상을 보여 왔다는 점이다. 결국 경제 문제를 고려시 미국과의 물밑 협상을 통하여 대중 관계도 좀 더 유연하게 대처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미국의 정치 형세도 고려해야 한다. 

외교란 전쟁이 아닌 방법으로 상대방의 전략을 바꿔 한 나라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는 예술이다. 

외교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현 정부 출범 후 냉혹한 국제관계 에선 작동될 수 없는 이른바 ‘가치외교’에 몰입해 외교적 선택지를 좁혀온 탓도 있다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항시 국가나 개인이나 관계는 변한다. 대중 경제 문제도 밑바닥까지 내려갔으면 다시 올라오는 길밖에 없다. 하지만 올라가려면 중장기 전략 하에 명분과 실리를 잘 따져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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