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금리 인상으로 동남아시아 국가들 통화긴축 가능성 커
골드만삭스는 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 중앙은행이 올해 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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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중앙은행이 통화긴축 정책을 복원하고 긴급 금리인상에 나서 25bp 인상 조치를 취했다.

필리핀이 인도네시아에 이어 금리 인상을 발표하면서 동남아 국가들의 통화 긴축 정책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26일 기준금리를 금요일부터 6.5%로 25bp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금리 인상까지 합치면 FBC는 2022년 5월 이후 누적 450bp로 20년 만에 가장 급진적 통화긴축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번 금리 인상은 비주기적 조치에 속한다.레이모너 필리핀 중앙은행 총재는 "통화정책위원회는 공급자의 가격 압박이 추가적인 2차 효과를 유발해 인플레이션을 예상 수준에서 더욱 벗어나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긴급 통화 조치를 취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정책회의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FBC(필리핀 중앙은행)는 4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라모나는 중앙은행이 뒤늦게 "약간 뒤처졌다"며 "이번 금리 인상에 이어 11월 16일 정책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것"이라고 토로 했다.

통화정책 조정으로 인플레이션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라모나는 지난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갈등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면서 인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졌음을 시사했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2024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4.3%에서 4.7%로 상향 조정해 목표치인 2~4%를 훨씬 웃돌았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8개월간 차입원가를 그대로 유지한 뒤 지난주 예상치 못한 25bp 인상을 발표했다.

그러자 시장에서는 동남아 중앙은행이 줄줄이 통화정책을 조일 것으로 관측했다.

장즈위안 화교은행 금리전략가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움직임은 달러화 가치 상승이 아시아의 통화 의사결정을 압박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실드화 가치는 지난달 약 3% 하락해 아시아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긴축 통화정책은 패퇴한 자국 통화에 버팀목이 되고, 하락 중인 외환보유액도 충실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골드만삭스는 통화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11월 금리 인상을 압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이미 이날 금리인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제안했다.

브록 호주중앙은행 신임 총재는 이번 주 "인플레이션 전망이 '실질적 상승' 위험에 직면하면 정책 입안자들은 주저하지 않고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산관리회사 로베코의 아시아 주권전략가인 맥니컬러스는 인도네시아 금리 인상 이후 거래상들이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확률도 약 5분의 1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링깃 환율은 1998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외환보유액도 빠져나가고 있다.

이달 초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한 아둘라시 말레이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통화정책 입장은 경제를 계속 지지하며 인플레이션과 성장 전망에 대한 현재의 평가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 중앙은행이 올해 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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