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맞선 계획
상호 연결 강화로 경제통합 강화
중동 경제가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
악화된 사우디 관계를 복원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미국 등 각국 정상들은 중동과 남아시아를 잇는 철도와 항구를 통해 아시아·아랍만·유럽의 상호 연결과 경제통합을 강화하는 새로운 경제회랑 건설에 협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에 맞선 이 야심 찬 계획은 남아시아·중동·유럽의 지정학적 정세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유럽연합(EU) 인도 아랍에미리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는 토요일(9월 9일)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장 옆에서 인도-중동-유럽경제회랑(India-Middle East-Europe Economic Corridor,IMEC) 건설에 협력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미 백악관 성명은 IMEC 참가국들이 앞으로 60일 이내에 회의를 열어 행동계획과 시간표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IMEC는 인도와 아라비아만을 연결하는 동부 회랑과 아라비아만과 유럽을 연결하는 북부 회랑으로 구성된다.

이 계획에는 인도, 아랍에미리트, 사우디 아라비아, 요르단, 이스라엘 및 유럽 간의 화물 및 서비스 유통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고 비용 효율적인 철도 운송 네트워크를 제공하기 위해 기존 해상 및 도로 운송 라인을 보완하는 철도 간선도 포함된다.

철도를 따라 전기와 데이터 케이블, 깨끗한 수소를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이 설치돼 중동 경제가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역사적인 계획을 "진정한 대규모 사업"이라고 표현하며, 두 대륙의 항구를 연결하고 중동의 안정과 번영, 통합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폰드레인 EU 집행위원장은 IMEC를 단순히 철도나 케이블이 아니라 "대륙과 문명을 넘나드는 녹색 디지털 다리"라고 표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제조업과 혁신 활동,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참여국들이 이제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피너(Jon Finer) 미국 부국안보보좌관에 따르면 이 계획은 지역을 포괄하는 중저소득 국가들에게 유리하고 중동도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I

IMEC가 개통되면 인도와 유럽 간 무역이 40%가량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AFP통신은 IMEC 계획이 무역 촉진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지정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정부는 현재 미국을 개발도상국의 대체 파트너이자 투자자로 만들어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있다.

워싱턴 싱크탱크 윌슨센터 남아시아연구소의 마이클 쿠겔만 소장은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맞서기 위한 이 계획은 게임의 규칙을 바꾸고 인도와 중동 간의 연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외국어대 중동연구소 류중민 교수는 환구시보(環球時報)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협력 체제를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얼마나 실질적인 역할을 할지는 의문"이라고 평가 절하 했다.

인프라 등 분야에서 페르시아만 국가들이 중국과 협력하는 것은 이미 먼 길을 갔기 때문에 미국이 단기간에 헤지를 형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IMEC는 이스라엘과 숙적 사우디의 접촉을 재개할 수 있는 등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목표를 추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페너 장관은 IMEC 계획이 중동 지역의 상황을 완화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는 토요일 "이스라엘은 이 경제 구상의 중심축이 될 것이다.이스라엘은 우리의 모든 능력과 경험을 바쳐 이 프로젝트를 우리 역사상 가장 큰 협력 프로젝트로 만들 것입니다.네탄야후는 미국이 수개월 전 이스라엘을 초청했다며 이 계획이 "중동의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계획은 미국과 이란의 핵협정 체결과 2018년 사우디 기자 카슈끄지 피살 이후 악화한 사우디 관계를 복원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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