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쿼이아의 중국 사업은 세쿼이아 차이나에서 세쿼이아 홍산(HongShan)으로 변경
미-중 자본 협력의 벤치마킹 사례로 참고 가치 있어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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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유명한 미국 벤처캐피털 세쿼이아 캐피털이 중국과 미국의 사업 분리를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세쿼이아의 '쪼개기' 결정은 미·중 지정학적 긴장(리스크) 속에 자본이 스스로 신분을 파악하지 않으면 양국 사업에서 모두 제약을 받는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세쿼이아 캐피털은 화요일(6일) 저녁 글로벌 사업을 셋으로 분할한다고 발표했다.

이 중 세쿼이아의 중국 사업은 세쿼이아 차이나에서 세쿼이아 홍산(HongShan)으로 이름이 바뀐다.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사업은 Peak XV Partners라는 이름이 붙었다.미국과 유럽 사업은 기존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분할은 2024년 3월 31일 이전에 완료될 것이다.

메타세쿼이아 캐피털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틱톡의 모기업 등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중국에서 유명해 한때 태평양 양안 과학기술투자자 공생관계의 축소판이었다.

이번 사업 분할에 따라 이 중미 자본 협력의 벤치마크 역사가 될 전망이다.

세쿼이아 캐피털 매니지먼트 파트너인 로엘로프 보타, 선난펑 중국지역 회장과 샤일렌드라 싱 인도사업 책임자가 서명한 성명에 따르면 같은 브랜드를 공유하면서 세쿼이아 기업이 투자한 회사 간 경쟁과 충돌까지 빚어지면서 글로벌 경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세쿼이아 캐피털이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는 지정학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는 몇 가지 상업적 이유가 나열되어 있다.

하지만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월 미 정부 관리들이 세쿼이아 캐피털의 중국 사업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세쿼이아의 3대 실체가 원래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번 분할은 리스크에 기반한 브랜드 분할로 이해해야 한다고 해석한다.전혀 다른 실체로 나눠 중국인지, 미국인지 '신분'을 따지지 않으면 이 회사는 미·중 양국 모두 사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세쿼이아는 미중을  갈라놓지 않고 사업을 지속하는 모델 도입으로 '미·중 난처'할 듯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투자은행 샹송캐피털의 선멍 이사는 연합조보(聯合报報)에 "한편으로는 미국이 중국의 과학기술 혁신에 자국 자본을 투입하는 것을 제한하고 중국 투자자들이 미국의 첨단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는 한편, 중국은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민감한 업종에 대한 미국 자본의 투자도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멍은 민감한 인공지능, 반도체 등 하이테크 산업은 벤처캐피털이 추격해야 할 인기 산업이자 미중 간 경쟁이 치열한 분야라고 말했다.

세쿼이아 캐피털은 1972년 미국에서 설립돼 애플·구글 등에 초기 베팅한 미국 벤처캐피털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2005년 설립된 메타세쿼이아 차이나는 3000억 위안(위안·567억9800만 신위안) 이상의 자금을 관리하며 메이퇀, 바이트댄스, 핀둬둬 등 중국 시장에 12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투자하고 있다.

메타세쿼이아 차이나는 독립적으로 운영하지만 이익과 양질의 프로젝트를 그룹 전체와 공유한다.

분할 후 이러한 상황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의 경우 세쿼이아 차이나가 바이트댄스의 대주주로 지분 10%를 차지한다. 당초 중국 메타세쿼이아가 바이트댄스를 발견하고 투자했고, 이후 메타세쿼이아메리카도 투자에 뛰어들어 주주가 됐다.

선멍은 중국과 미국의 메타세쿼이아는 투자 동맹 관계라고 할 수 있으며 많은 중국 기술 기업이 성장하고 전 세계 투자자를 위해 미국에 상장하는 것을 공동으로 지원했지만 이는 역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미·중 자본 협력이 자본과 기업의 합력에서 저항으로 바뀌었다."

세쿼이아는 비슷한 결정을 내린 유일한 달러 투자기관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심멍은 "세쿼이아 삼나무와 구조가 유사한 모든 기관은 비슷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앞으로 자신의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분할만이 유일한 선택이 아니며, 기관도 중국 사업을 매각하거나 중국 시장에서 직접 철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중 관계가 경색되면서 중국 시장의 달러 투자가 줄고 있다.중국 과학기술매체 티타늄미디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사모펀드·벤처캐피털은 2022년 중국에 70억2000만 달러를 투자해 2021년 289억2000만 달러보다 75.7% 급감해 최근 3년간 가장 적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월 워싱턴이 민감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중국에 자금을 지원하는 미국 자금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고 있으며, 레드우드 캐피털은 미국의 국가 안보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지부의 중국 기술 회사 투자를 선별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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