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우리의 전통적인 미덕인 효(孝)사상, 효(孝)문화는 날로 퇴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부에서는 이와 관련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비등하다.

문제는 부모님에 대한 효심을 일깨워 주는 효사상은 교육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퇴조되지 않도록 하는 교육과 복지적인 측면에서의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지만 사회적인 분위기를 유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5월 8일 '어버이 날'이 다가왔다. 우리 장년과 노년층 귓전을 울리면서 각자의 심금을 울렸던 노래가 있다. 다름 아닌 양주동  시, 이흥렬  작곡의 <어머니의 마음>이다. “낳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중략 인간의 그 무엇이 거룩 하리오 어머님의  사랑은 그지 없어라"

매년 이맘때가 되면 방송에서 많이 들려 왔는데 요즘은 좀 뜸해진 것 같다. 언제 들어도 마음 속 깊이 어머님의 소중한 내리사랑을 일깨워주고 있다.

또한 ​연어(鰱漁)도 우리에게 어머니의 위대한 희생적인 사랑을 일깨워 주고 있다. 어미 연어는 알을 낳은 후, 먹이를 독자적으로 찾지 못한다. 이에 어미 연어는 극심한 고통을 참아내며 갓 부화된 새끼들이 자신의 살을 뜯어 먹게 내버려둔다. 연어를 <모성의 물고기>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효도 효(孝)'라는 상형문자가 만들어 진 배경은 이렇다. 나무를 팔아 어머니가 좋아하는 반찬과 선물을 사오던 아들(子)은 늙으신(老) 어머니를 업고 집으로 돌아간다. '효도 효(孝)'는 마치 이러한 자식의 어머니를 위한 희생적인 마음(心)을 그려 ‘孝’라고 형상화 했다.

​해가 지도록 나무를 팔러간 아들이 돌아오지 않자 애간장이 탄 어머니는 나무(木)위에 올라서서(立) 아들을 기다리며 바라본다(見). '어버이 친(親)'은 이렇게 만들어 졌다.

'어머니의 마음'을 들으면 숙연해진다. 누구나 옛날로 돌아가 어머님 생각으로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아마도 세상에 조건 없는 거룩하고도 그지없는 내리사랑 때문이다.

그런데 살아 계실 때는 누구나 소흘하기 쉽다. 그러나 부모님이 세상을 뜨면 후회하기 십상이다. 이른바 풍수지탄(風樹之嘆)이다. 바람의 탄식과 나무의 탄식이라는 뜻이다.

“나무가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는 뜻으로, 부모(父母)에게 효도(孝道)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이른바  부모가 돌아가시어 효도하고 싶어도 할 수 없으니 슬프다는 의미이다. 

풍수지탄의 유래는 이렇다. 공자가 뜻을 펴기 위해 제자들과 이 나라 저 나라를 두루 돌아다니고 있을 때였다.어디선가 몹시 슬피 우는 소리가 들려와 따라가 보니  구오자라는 사람이 울고 있었다.공자가 까닭을 묻자 구오자가 울음을 그치고 말했다.

"저에게는 세 가지 한이 있습니다. 첫째는 공부를 한답시고 집을 떠났다가 고향에 돌아가 보니 부모님께서 이미 세상을 떠나신 것입니다  둘째는 저를 찾는 군주를 어디에서도 만나지 못한 것입니다. 셋째는 서로 속마음을 털어놓고 지내던 친구와 사이가 멀어진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구오자는 한숨을 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러자 공자는 "아무리 나무가 조용히 있고 싶어도 불어오는 바람이 멎지 않으니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자식이 효도를 다하려고 해도 그때까지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 

구오자는 "저는 이제 이대로 서서 말라죽으려고 합니다"라고 밝혔다.이어서 공자는 제자들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저 말을 명심해 둬라! 너희들이 교훈으로 삼을 만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풍수지탄(風樹之嘆)’은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잘 모시라는 의미이다.  5월은 가정과 효도의 달에 우리가 새겨야 할 고사성어다. 

이상기 칼럼니스트 sgrhee21@nvp.co.kr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