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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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호(雅號)의 사전적 의미는 문인이나 예술가 따위의 호나 별호를 높여 이르는 말입니다.

호(號)는 원래 사람이 본이름 이나 자(字) 외에 허물없이 부를 수 있도록 지은 호칭입니다.

어쩌면 아호는 서구사회에서 이름 앞에 부르는 애칭 성격이 짙습니다.

호는 두가지  이름을 가질수 없는풍속과 본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천박하게 보이는  풍속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호의 사용은 당대(唐代)부터 시작하여 송대(宋代)에는 보편화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호의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후세인들은 선인들의 명(名)이나 자(字)보다는 호(號)를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이황(李滉)보다는 이퇴계(李退溪)로, 이이(李珥)보다는 이율곡(李栗谷)으로, 정약용(丁若용)보다는 정다산(丁茶山) 으로 더 많이 부르고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호는 자신이 짓기도 하고, 남이 지어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호는 아호(雅號)와 당호(堂號)로 나누기도 하는데, 아호는 흔히 詩, 文, 書, 畵의 작가들이 사용하는 우아한 호라는 뜻입니다.

당호는 본래 집이나  그 집의 주인을 일컫게도 되어 아호와 같이 쓰이기도  하였습니다.

20세기에 들어서는 민족적인 자각과 자주적인 것을 추구하는 시대적인 흐름의 영향 탓에   한자가 아닌 순수한 우리말로 호를 짓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주시경의 '한흰샘', 이병기의 '가람', 최현배의 '외솔', 전영택의 '늘봄' 등이 곧 그런것인 경우입니다.

오늘날에는 일반적으로 호의 사용대신에   이른바  필명(筆名, pen- name)이라 일컫기도 합니다.

특히 신문이나 매스컴 등에서는 정치인 들을 애칭으로 부를 때 당사자에게 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DJ(後廣),YS(巨山), JP(雲庭) 등의 영어의 머리글자(initial)를 표기하고 있습니다.

 매우 아쉽기도 하지만  대중들에게 쉽게 이해된다는 취지 때문인지는 몰라도 자주 널리  통용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쉽게 기억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호는 그 사람의 내면세계(자의식)와  본인의 특질을  강렬하게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 그들의 뜻과 의지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가 평소 추구하는 인생관이나 가치가 담겨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포용ㆍ통합정치를 추구했다고 평가받는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 후광으로  넓은 광(廣)이 들어 갔고, 좀  기개와 담력을 갖고 있었던 김영산 대통령은 클거(巨)자가 들어갔습니다.

호에서 우리는 선인들의 풍아(風雅)한 취미와  그분들의 면모를  단번에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취미와 전통은   앞으로도 이어받아 생활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야 많은 영역에서 다양하게  현인들이 배출될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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