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 금수 조치와 러시아 석유가격 제한이 시장 분화로 이어져 러시아에 유리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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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동맹국들이 가격을 제한해 크렘린 원유 수입을 줄이려는 계획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독일 뉴스tv가 28일 보도했다.

컬럼비아대·캘리포니아대·국제금융협회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가격 제한 시행 후 4주 동안 러시아 원유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약 74달러이며 가격 제한에 명시된60달러를 훨씬 웃돌았다.

유럽연합(EU)과 G7 회원국, 호주는 지난해 12월 5일 러시아 원유에 대해 금수·가격제한 조치를 내렸다.

러시아의 소득을 '현격히' 줄이면서 세계 유가를 안정시켜 결국 러시아가 대(對)우크라이나  전쟁을 떠받치는 재원이 고갈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러시아 원유 수입을 완전히 금지한 EU와 달리 러시아 원유를 완전히 포기할 수 없는 국가는 러시아에서 계속 구매할 수 있지만 구매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를 넘지 않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석유 구매에서 매우 보편적인 운송 보험과 같은 서방 회사가 원유 수입을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훨씬 높은 가격에 원유를 파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조사는 전 세계 세관의 원유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크렘린궁의 석유 수입이 예상보다 크게 줄지 않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한편 러시아는 원유 수출 대상을 유럽에서 다른 시장으로 바꿀 능력이 있다.

또한 러시아가 이러한 고객에게 큰 할인을 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석유와 가스 가격이 지난 몇 달 동안 기록적인 수준에 있었기 때문에 수출업자의 수입은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

반면 러시아는 석유시장에서 뚜렷한 가격차이에 힘입었다. 유가는 러시아에서 어디로 수출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과거 러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원유 품목이었던 우랄 원유가 발트해와 흑해의 허브에서 배럴당 60달러를 훨씬 밑도는 가격에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동시에 러시아가 태평양 항구에서 일부 국가로 수출하는 원유는 배럴당 평균 82달러로 상한선보다 22달러 높았다.

게다가 모스크바는 거대한 그림자 선단의 덕을 톡톡히 봤다. 퇴역한 낡은 유조선으로 구성된 이들 선단은 서방 기업의 참여 없이 러시아 석유를 운송·판매한다.

이들 유조선은 추적이 어려운 역외회사 소유로 정확히 몇 척인지는 알 수 없다.

러시아 원유의 50%가 제재를 회피하는 유조선을 통해 운송된 것으로 조사됐다.서방 해운사가 운송할 경우 러시아 원유 수출의 절반만 가격 제한에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유럽연합(EU)의 금수 조치와 러시아 석유 가격 제한이 시장 분화로 이어져 러시아에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또 오랜 협상 끝에 카자흐스탄에서 독일로 원유가 들어오는 것은 러시아에 대한 석유 금수 조치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카자흐 석유 운송회사와 러시아 석유 파이프라인 운송회사는 우정의 송유관을 통해 독일에 석유를 보낼 것이라고 확인했다. 

카자흐스탄은 EU의 대러 석유 금수 조치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에서 사들이는 석유는 러시아 내에서 수천 km를 수송해야 한다. 러시아는 이를 위해 통과료를 받아 왔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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