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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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그룹의 리더십 관련 하여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새롭게 이끌 차기 수장(CEO)을 오는 7일 최종 선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기 리더십과 구조 개혁을 놓고 정부·여당과 KT 경영진과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KT 이사회 내 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차기 대표이사 후보 심사 대상자(숏리스트)에 자천타천으로출사표를 던졌던 정·관계 인사들을 완전 배제하고 자사 전·현직 임원 4인(사내 2인, 사외 2인)만을 선정하면서 불협화음이 최고조에 도달했다.  

결국 외부에서는 지배구조를 강화하여 새로운 혁신적인 리더십을 강조했고, 내부에서는 추진 사업의 차질없는 지속경영을 주장하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KT 수장 선정문제를 놓고 ‘외부’이냐 ‘내부’이냐를 놓고 치열하게 공방이 오가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여야 정치권의 공방도 뜨겁게 달구어지고 있다. 

국회 과방위 소속 여당의원들은 2일 KT 차기 CEO 인선 절차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그들만의 리그', ‘내부 이익카르텔’, ‘CEO 돌려막기" 등 직설적인 거친 표현을 쓰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측은 최근 여당이 KT CEO 숏리스트(최종후보군)를 비난하는 행위는 민간기업 자율성을박탈하고 낙하산 투입을 획책하는 행위로, 여당의 공개 비판은 민영기업 KT를 관치화(官治化)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거친 톤으로 지적했다.

급기야 대통령실까지 가세했다. KT 차기대표 인선과 관련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민생에 영향이 크고 주인이 없는 회사, 특히 대기업은 지배구조가 중요한 측면이 있다"며 이례적으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단어를 언급하기까지 이르렀다. 

마치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기에 적절한 견제와 외부에 의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KT로서는 현 구현모 대표가 강력하게 추진하던 디지털 플랫폼 사업인 글로벌 '디지코(DIGICO)프로젝트'를 잘 이해하고 있는 내부 전문가가 차기 대표를 이어 받아 지속성 있게 추진하는 게 타당할 것이라는의견이다. 

현재 KT는 전사적으로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이자 새로운 먹거리 창출 차원에서 통신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콘텐츠 등으로 다각화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KT그룹의 전략적 대변신 노력은 대내외적으로 좋은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에 소액 주주들은 물론 사내에서도 이러한 대전환 시도에 대한 인식은 아주 긍정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T 주가도 최근 3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탔다. 증권 시장의 주가는 회사 경영의 바로미터이다. 그래서 기업투명성과 전망성이 높은 상장사의 주가는 상승추세를 타기 마련이다.  

이와 관련 2020년 1월 KT 주가는 약 만 팔천원대 수준이었으나 작년 말 삼만 육천원대에 머물다가 현 구현모(내부) 체제가 흔들리면서 3만원대 이하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사회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지분구조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KT 지분 10.8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2대 주주는 현대차그룹으로 KT 지분 7.79%를 확보하고 있지만 최대주주가 결정적인 주도권을 쥐고 있다.

물론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사내·외 후보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외부 전문가 5인으로 인선자문단을구성했다. 

하지만 지배 구조상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KT 주요 사안(특히 CEO 선정)에 의견을 내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당연히 국민연금의 의결권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보건복지부 산하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이다.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에는 정부인사가 다수 포진되어 있다. 

이에 '보이지 않는 정부 입김'이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KT 대주주 국민연금이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강화 행보를 보이며 소유분산기업 CEO 인사에적극 개입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인사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거문고 줄을 풀어 다시 고쳐 맨다”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아무리 훌륭한 거문고도 연주를 오래하면 줄이 늘어진다. 좋은 소리를 내려면 줄을 풀어(解弦) 다른 줄로 팽팽하게 고쳐 매야(更張) 한다. 

풀기 어려운 난제나 위기 상황을 맞았을 때, 기존의 방법이나 구조 및 제도를 혁신하여 새롭게 해법을 구할필요성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 KT가 구조·행태·일의 방향성과 흐름에 대해 대대적인 구조적·사회적 개혁이 필요한 시기인가하는 점이다. 

적절한 시기에 느슨했던 거문고 줄을 팽팽하게 다시 고쳐 매야 아름다운 선율이 보장된다. 

그런데 시도때도 없이 고쳐 매는 것은 마치 나무를 자주 옮겨 심는 것과 같아 결국 성장하는데 장애요소로 작용한다. 

그렇다고 정치권력 불간섭·불개입 원칙을 준수(고집)하는 것이 반드시 공정의 의미는 아니다. 

당연히 문제가 심각한 공기업이나 공적 자금이 지배하는 그룹의 불투명하고 부도덕한 경영행태에 대해서는개입해서 혁신해야 한다. 

그러나 기업경영의 자율성 측면에서 낙하산 개입이나 관치 경영이라는 인식을 주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로서는 KT 이사회와 정치권의 입장이 첨예해진 상황에서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누가  ‘염불’과 ‘잿밥’을 놓고 어디에 진정으로 마음이 머물러 있는지는  추후 KT 실적과 주가가 말해 줄 전망이다.

여하튼 민영화된 글로벌 기업경영에 정부가 간섭·개입하는 것은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개입의 시기, 대상, 방법이 성공의 관건이다. 그야말로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는 ‘낄끼빠빠’가 중요하다.

이상기 칼럼니스트 sgrhee21@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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