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년 사단법인 해외동포언론사협회 문화역사 탐방은 다소 색다르게 진행되었다.
해외 각국에서 참석한 동포매체 발행인들의 종교도 각자 달라 처음에는 약간 다소 어색한 분위기도 연출될수도 있었지만'뿌리찾기'와 '민족정기'를 되살리는 측면에서는 공통적인 유대감이 존재했다.

뿌리는 나무를 키운다. 나무는 세월과 더불어 연륜을 쌓는다. 나무는 더욱 깊고도 넓게 착근한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그래서 어떠한 태풍과 비바람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한 국가의 역사도 그래서 나무의 생존 방식처럼 살아간다. 이에 국가의 영속과 번영을 보장 받기 위해서는 '뿌리찾기'운동이 절실한 이유다.
뿌리의 착근 과정처럼 역사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발전한다. 역사의 발전은 문화와 전통을 만들고 물질과 정신의 조합은 역사의 뿌리를 굳건하게 만든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국 유일의 '효'테마공원인 뿌리공원이 민과 관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로 1997년도에 대전광역시 중국만성산과 유동천 일대에 35만평 규모로 조성되었다.
성씨 상징의 조형물 설치 및 효(孝)주제로 조성된 테마공원, 다양한 가족단위 시설 및 이벤트행사가 마련된 가족공원, 충효사상 및 주인정신을 함양시키는 교육공원, 천혜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한 자연공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뿌리공원에는 시조(始祖)부터 역대 조상의 얼과 역사가 담겨있는 성씨와 본관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세계 최초로 세워져 있다.
뿌리공원을 찾는 모두에게 숭조위선의 정신으로 자기의 정체성을 찾을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어진 동학혁명(東學革命)의 본거지 탐방은 대규모 민중봉기를 넘어 항일운동 정신의 기초가 되었으며, 서학에 대응한 동학의 실체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특히 당시 조선에 존재하였던 유, 불, 도 세 종교의 교리를 통합한 평등사상의 기초가 되었으며, 사람이 곧 한울'이라는 가리침을 뜻하는 천도교 교리의 핵심사상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 두곳의 역사문화 탐방은 우리에게 뿌리의 중요성과 뿌리찾기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되새기는 기회였다.
그야말로 국가번영의 근원은 "대목백심(大木百尋) 근적심야(根積深也)"에 달려있다.
당나라 시절 마총이 편찬한 의림에 인용된 구절이다. 즉 "큰 나무가 백 자씩 자랄수 있는 것은 '뿌리'를 깊이 내렸기 때문이다"라는 뜻이다.
대체로 뿌리를 찾는 것은 중장년이후 부터 점차 실로 느끼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특히 고향이나 고국을 떠나 장년에 들어서면 누구나 자기의 정체성과 본질성에 대한 자문자답의 시간을 갖게 마련이다.
이와 관련 회귀성 어종인 연어도 항시 본류(고향)를 기억하는 인간의 수구지심(首丘之心) 같은 성향을 가졌다.
너른 바다로 나갔던 연어는 지구의 자기장을 이용해 태어난 곳을 다시 찾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방향 감각은 수십억년 전 고대 세균의 DNA에 기인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연어의 후각 세포는 자기장의 원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마그네타이트 결정(結晶)'이 자력선 방향으로 운동하는 주자성(走磁性) 세균에서 발달되었다는 가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성숙되고 인생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처절한 고민이 늘어갈 수 밖에 없다.
결국 연어 세포조직의 유전자처럼 인간에게는 뿌리찾기라는 검색적인 반추작용을 통해 내세에 대한 사색적인 성찰의 시간을 갖기 마련이다.
결국 뿌리찾기는 나를 찾아 우리를 만드는 작업이다. 민족정신에 대한 고찰과 고난의 역사에 대한 반성의 담금질을 하는시간이다.
금번 해외동포 언론사 발행인 모두가 시작은 모두 다른 생각을 했을지라도 역사문화 탐방 프로그램이 연일 이어지면서뿌리의 중요성이 점차 내면 깊숙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직접 실로 느끼고 체험하는 자기성찰의 시간과 함께 민족정신에 대한 사색시간을 통해 다시한번 진정한 나를 찾아 각자가 머물고 있는 해외에서 '조국의얼'을 전파하는 메신저 역할을 다짐하는 소중한기회였다.
이상기 칼럼리스트 sgrhee21@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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