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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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축구대표팀 주장 겸 에이스 손흥민 선수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경기 중 안와 골절 부상을 당했다. 지난 1일 프랑스 마르세이유를 상대로 치룬 유럽축구연맹(UEFA)침피언스리그(UCL)조별 리그 경기에서 뜻밖의 부상을 당했다.

손흥민 부상에 분노한 우리 축구팬들은 안와 골절상을 입힌 마르세유 팀의 찬셀 음벰바를 향해서 “음벰바 가만 안둬"라는 강한 비난과 함께 무분별한 악성 댓글을 쏟아냈다.

월드컵 개막은 불과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24일 남미 강호 우루과이, 28일 가나, 다음달 3일 유럽강호 포르투갈 대전을 앞두고 이는 그야말로 청천벽력(靑天霹靂)같은 비보였다.

손흥민은 축구대표팀에서 그라운드의 전술적 리더이자 정신적인 지주로 여겨지는 ‘등대’역할을 수행해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난 4년 간 그를 구심점으로 하는 전술을 고집스럽게 준비해 왔기에 현재로선 손흥민이 결장한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경기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형국이다.

이러한 상황을 십분 이해한 축구대표팀 손흥민 선수는 토트넘 구단측에 강력히 요청해 수술 일정을 하루 앞당겨 4일 수술을 마쳤다. 카타르월드컵 출전 가능성을 단 1%라도 높이기 위한 강인한 의지와 강력한 책임감의 표현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다행스럽게도 5일 "손흥민 선수의 수술은 잘 마무리됐다. 의료진이 바라던 대로 수술과정이 잘 진행됐고, 외관으로도 긍정적이라고 느끼고 있다. 손흥민은 카타르월드컵 본선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희망 섞인 낭보를 전했다.

중국 송사(宋史) 소옹전에 ‘간고탁절(艱苦卓絶)’이라는 성어가 나온다.

“극단적 고통에 이르면 모든 것을 초월한다”는 뜻이다. 처절함, 절박함, 간절함은 결국 통(通)하게 되어 있다. 그의 강인한 인내력, 돌파력, 긍정적인 사고는 집단의 응집력 강화와 함께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 감정으로 나타나 승리를 위한 강인한 집단 공동체 의식을 형성케 할 것이다.  

성공과 실패는 인간의 의지가 가장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빅터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이론’이다. 결정적이면서도 관점적인 시기에 살아남느냐 죽느냐는 당사자의 내적인 힘(신념)에 좌우된다는 것이 바로 이 이론의 중심이 되었다. 빅터 프랭클은 F의 케이스에서 반드시 육체적으로 강한 사람이 반드시 살아남는 것은 아니라 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희망의 끈을 놓아버리고 긍정적인 삶의 의미를 상실하는 순간, 사람은 생명(가치)의 끈마저 놓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건 삶이 던지는 물음에 답하고 의미(가치)를 부여하려는 노력이 생명(성공)의 본질이라는 게 그의 신념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중요했던 것은 각종 환경(음식·날씨·잠자리)이 아니라 ‘미래애 대한 믿음과 희망’이라는 점이다.

이에 프랭크 박사는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 프리드리히 니체는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고 했다. 아름다운 무지개를 보려면 비 오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손흥민 선수의 부상과 수술결과는 불행(不幸)중 다행(多幸)이다. 특히 그가 보여준 긍정적인 마인드는 우리에게 소중한 교훈을 준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희망을 가질 여지가 있고, 불행(不幸)처럼 보이는 일이 행운(幸運)을 불러오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예견해 주고 있다.

이를 예감하듯이 대표팀의 많은 후배들은 전력의 핵심이자 정신적 지주 격인 손흥민 주장이 월드컵 그라운드에 무사히 복귀하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이는 분명 팀의 정신적 단합과 팀워크 제고에 적지 않은 긍정적 작용을 할 것으로 여겨진다.

인간 세상사에서 살아보면 화(禍)가 바뀌어 그게 오히려 복(福)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번 손흥민 선수의 교훈적인 케이스는 ‘새옹지마(塞翁之馬)’나,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야말로 월드컵 그라운드에서 ‘3S’로 구현될 것이다. 강인한 정신(sprit), 강력한 스태미나(stamina), 숙달된 기술(skill)로 나타날 것이다.

아마도 도종환의 시 ‘담쟁이’에서 나오는 ‘벽’을 넘듯이 우리 태극전사들은 그 장벽을 넘을 것이다. 우리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하고 있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高)시대’에 살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과 도전정신을 불러 일으켜 주길 간절히 소망한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결국 그 벽을 넘는다" 라는 표현처럼 말이다.

이상기 칼럼니스트 leehyung@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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