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쓰레기 감량과 서민 생활비 절감 등 '이중효과' 노려

지난달 영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무려 10.1%를 나타냈다. 이는 고스란히 서민들의 생활고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관련 영국의 슈퍼마켓들이 미처 소비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식품을 줄이기 위해 채소·과일 등의 유통기한을 없애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슈퍼마켓 체인 아스다는 9월부터 채소와 포장과일 등 약 250개 품목에 유통기한(Best before, Use by)을 폐지할 계획이라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고객들의 음식물 쓰레기량 감축과 식료품에 소요되는 서민들의 생활비 감축을 돕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아스다는 평균적인 가구에서 매달 60파운드(9만5천원) 상당 식품과 음료를 버린다는 기후변화 대응 단체 WRAP의 연구결과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아스다는 유통기한을 없애는 대신 직원들이 품질 유지 업무에 사용할 새로운 코드를 도입한다고 말했다.
아스다는 "많은 가구가 생계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최대한 절약하려는 상황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물가급등으로 인해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도 활용해야 하는 운동이 영국 전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슈퍼마켓들도 비슷한 조치를 도입하고 있다.
모리슨스가 올해 초 자체 상표 우유제품의 90%에서 유통기한 표시를 없앴고 M&S는 7월에 채소와 과일 300여개 품목에 유통기한을 없앤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 평균적인 가구에서 9만 5천 원 상당의 식품과 음료가 유통기한을 넘겨 버려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음식물 쓰레기와 비용을 줄이기 위한 고육책 강구를 통해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아스다 측은 상품 품질 유지를 위해 새로운 코드를 도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웨이트로즈도 9월부터 500여개 품목에서 유통기한 표기를 지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영국 전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