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올랐다가 ‘다시 찾아오고 픈 참으로 멋진 길이다’ 했던 하남의 검단산을 다시 찾았다.

하남검단산역에서 하얀 찔레꽃이 먼저 반긴다.

지난번 코스와 다르게 선택한 길은 좀 가팔랐다. 가을 풍경의 '높고 파란 하늘과 전나무에 더부살이하는 담쟁이 덩굴'대신, 곳곳에 꽃들이 반기고 진한 녹음은 피톤치드를 선사하며 운치를 더한다.

하얗고 작은 꽃이 무리지어 피우는 노린재 나무가 오르는 내내 여기저기서 우아한 자태를 뽑내고 향기를 내뿜는다.가을에 단풍 든 낙엽을 태우면 노란재가 남는 것이 노린재나무다.

산사나무, 병꽃나무, 뜰보리수, 철쭉, 수염패랭이, 독일붓꽃 등 꽃 전시회다.

미세먼지 탓인지 시야가 짧아 두물머리는 흐릿하다. 길을 잘못 들어 기막힌 전나무 숲은 놓쳤다. 

회원들이 준비해 온 김밥, 유뷰초밥, 찰밥에 연평도에서 온 달래나물, 달래전 이 곁들여져 사기백배다. 

내림길에 계단이 많아  허리가 통증을 호소한다. 조심스레 달래가며 자연을 벗 삼아 즐기다 보니 어느새 아래다.

짙어져 가는 녹음지절에 자연의 기 담뿍받고 회원들과 마음을 나눈 하루다! 

채고문이 한 턱 쏘신 저녁회는 살살 녹았다.

정진영 여행작가 jinyoung@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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