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30주년 기념, 차이나미디어·길림신문 공동기획
-중국 거주 한중 우호 증진과 경제협력 기여자 20여명 인터뷰

[재중한인 성공스토리]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행사 일환으로 (주)차이나미디어 및 길림신문이 그간 중국에 거주하면서 한중 우호 증진과 경제협력에 기여한 20분을 선정하여 현지 취재한 인터뷰 기획 기사특집

소형음악회, 시낭송대회, 사업설명회, 커피문화교류회… 타 커피숍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모임들이 지린성 창춘시에 소재한 더인(dein)커피숍에서는 끊이질 않는다. 

낭만적인 분위기 속에서 유쾌한 대담이 오가고 문화와 예술 교류로 연결된 더인커피숍, 이 카페의 사장은 바로 중국에서 ‘커피아저씨’ 로 통하는 재창춘 한국인 우경제(59세)씨다.

중국에서 한국 ‘커피아저씨’로 유명한 우경제씨(우경제 7)
중국에서 한국 ‘커피아저씨’로 유명한 우경제씨(우경제 7)

커피는 그에게 있어 사업이자 생활이며 신념이다. 그는 항상 “창춘에 남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라고 말한다. 이는 무엇보다도 인정이 많은 이곳 중국 친구들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19로 철수하는 기업과는 다른 역행

올해 우경제 씨는 창춘에서 즐겁게 구정을 보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지난해과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여기서 설을 쇠게 됐는데요, 서울과 창춘에서의 설 풍속은 비슷합니다. 이곳에서 저는 그리운 고향의 음식뿐만 아니라 중국의 특색 있는 음식을 즐기며 한국, 중국 친구들과 풍족한 설을 지냈어요”라고 말하는 우경제 씨.

우경제 씨는 2014년~2018년까지 아시아나항공 창춘 지점장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당시 한국 본사로 복귀해 근무할 것인가 아니면 중국에 남아서 사업을 할 것인가라는 갈림길에서 그는 창춘에 남아 자신이 원하는 커피사업을 해야겠다는 어려운 결심을 내렸다.

“한국같이 고도로 성숙되고 경쟁이 치열한 선진국에서 창업하는 것보다 경제적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사업성공의 기회도 많은 중국에서 첫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는 2019년 창춘에 더인커피숍 1호점을 오픈했으며 올 8월엔 2호점까지 오픈했다. 코로나19로 중국에서 철수하는 다른 기업과 달리 그는 역행했다. 창춘 커피시장의 밝은 전망을 확신한 그는 창춘에 계속 남아있기로 굳은 의지를 다진 것이다. 

사업 시작 전 꼼꼼한 시장 조사와 분석은 필수였다. 그는 조사 와중에 중국의 커피시장 성장률이 연 평균 20%를 상회하고(세계는 평균 2.5%) 있으며 1인당 커피 소비량이 한국은 380잔인데 반해 중국은 약 5잔에 그친다는 수치를 확인하고 더욱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특히 중국 시장의 연평균 16%를 상회하는 고속성장은 국민들의 소득수준과 국민 생활의 질이 높아질 것이므로 그에 따라 커피 인구도 필히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지요”라고 말했다.

세계커피협회 및 아시아커피연맹의 창춘 지부장으로 활동 중인 우경제가 커피바리스타 자격증 교육을 하고 있다(우경제 5)
세계커피협회 및 아시아커피연맹의 창춘 지부장으로 활동 중인 우경제가 커피바리스타 자격증 교육을 하고 있다(우경제 5)

고속 성장하는 중국 안에 창춘시의 미래도 밝게 보였다고. 

“전체적으로 볼 때 현재 중국은 세계 속의 경제 리더국으로 자리잡았고 특히 현 일대일로 정책을 통해 전 세계 속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극대화될 것입니다. 창춘의 경우 역시 중국 정부의 지역불균형 해소 정책의 수혜에 힘입어 도로, 철도, 공항, 도시개발 등 공공시설의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요. 그와 비례해 도시의 확장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이에 따라 불과 몇 년 사이에 창춘은 이미 동북3성의 교통, 경제, 문화의 중심이 되어 가고 있지요. 제가 창춘에 남은 일은 정말로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경제(세번째줄 우1)와 그의 중국인 친구들
우경제(세번째줄 우1)와 그의 중국인 친구들

 ‘마작’ 친구, ‘커피’ 친구, ‘격려’ 친구… 인정 많은 도시 ‘창춘’

하지만 어떤 사업인들 눈앞에 탄탄대로만 펼쳐져 있겠는가? 그것도 이국 타향에서말이다. 우경제 씨는 자신이 창업 초기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지금까지 걸어올 수 있는 데에는 주위의 중국 친구들 도움 덕분이라고 말한다.  

가슴 부푼 희망으로 창업은 시작했으나 커피숍이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고객은 없고 자금난, 인력난 등으로 방황하던 시기, 도움과 격려를 주며 힘이 되어준 창춘 현지 친구들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동북사람들은 긍정적인 성격이 참 좋습니다. 한국에서 살다 보면 항상 걱정이 앞서고 항상 긴장하며 사는 것이 일상이었거든요. 그런데 여기 사람들은 항상 웃으며 즐겁게 삽니다.” 그는 현지 중국인 친구들로부터 또다른 삶의 지혜를 배웠다고 말한다. 

현재 우경제 씨는 창춘시를 제 2의 고향으로 생각한다. 편하고 따뜻한 친구들이 많은 까닭일 것이다. 창춘의 어느 한 매장 사장의 권유로 중국 전통 놀이인 마작을 2달간 열심히 배웠지만 실패의 ‘쓴맛’을 보긴 했지만 지금은 마작고수로 되었다고. 그들과 함께 중국의 다양한 백주를 마시고 양꼬치를 먹으며 인생을 담론하는 행복한 시간, 정월담(净月潭,일제가 만주국 수도로 창춘시를 정하면서 수 만 명 중국인들을 강제 노역시켜 만든 아시아 최대 인공호수), 남호공원 등 아름다운 자연 환경, 참 편하고 따뜻한 곳에서 그는 동북의 음식, 풍속, 문화의 다양함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창춘우의상’까지 받은 우경제 씨 

2019년 우경제 씨는 창춘시 정부로부터 ‘창춘우의상’을 받았다. ‘창춘우의상’은 창춘시의 경제건설과 사회발전에 큰 공헌을 한 10명의 외국인 전문가들에게 주는 상이라고 한다.

우경제 씨가 아시아나항공 지점장 시절 A330 대형 항공편을 유치하여 한중관광교류 증진에 큰 기여를 하였고 2018년 한중 국제커피대회 유치 등 관광, 문화 교류 차원에서 엄청난 역할을 한 점을 높이 인정하여 받게 된 상이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해 한중 문화 교류에 앞장서겠다고 말한다. 또 그는 이 신념을 자신의 사업원칙으로 정했다. 그의 사업원칙은 ‘첫째, 작게 시작하면서 경험을 쌓는다. 둘째,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아닌 커피문화를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진행한다. 셋째, 문화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한다’이다. 

특히 두 나라와 두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문화교류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우경제 씨, 전통문화교류 즉 음악, 미술, 조각전시, 사진 교류 그리고 최근 지린성성대외문화교류협회와 중국길림신문에서 주관한 지린문화관광 체험행사와 같은 현지 주재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류행사는 매우 좋은 본보기라고 그는 말한다. 우경제 역시 한중〮커피대회 등을 통한 문화교류 활동을 활발히 펼쳐가고 있단다.

“저의 커피숍에서는 지금까지 많은 문화활동행사를 진행해왔어요. 예를 들면 각종 시랑송대회, 작은 음악회, 모듬 토론회, 사업설명회 등등이 있지요.” 

커피숍의 낭만적인 분위기 탓일까? 아니면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기대에서일까? … 커피를 매개로 한 여러 행사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세계커피협회 및 아시아커피연맹의 창춘 지부장으로 활동 중인 우경제 씨는 현재 중국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커피바리스타 자격증 교육도 하고 있다. “커피매니아들이 원하면 커피 교육도 하고 손님들에게 핸드드립 커피도 만들어드리고 커피에 숨어있는 많은 이야기도 해드리며 소소한 행복감도 느끼고 있습니다.”고 그는 자부심에 차 말한다.

'더인커피숍'은 사랑송대회 등 행사로 한중문화교류가 이어지는 곳
'더인커피숍'은 사랑송대회 등 행사로 한중문화교류가 이어지는 곳

한중 30주년 맞아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중국 

한국과 중국의 문화교류 증대를 위해 작은 역할이나마 하고 싶다는 우경제 씨는 올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한중 커피교류대회를 진행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미 한국커피협회와 아시아커피연맹의 임원들과는 얘기가 되었고요, 창춘시 정부도 관심과 지원을 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우경제 씨는 “dein 커피숍을 창춘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 문화가 있는 고급 커피숍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머지않아 3호점까지 오픈하고 안정된다면 이후 커피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커피숍을 open하고 싶을 때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커피운영에 관심을 갖고 종종 찾아오는 중국 현지인들을 위해 2년 내에 3호점까지 오픈해 안정화되면 성공경험을 모델로 본격적으로 ‘dein coffee’ 체인점 운영도 계획 중이라고 한다.

또한 ‘더인커피대회’를 자체로 주관하여 창춘의 커피시장과 커피문화 발전에 작은 힘이나마 기여하고자 하는 우경제 씨는 “만약 더 크게 성공하게 된다면 나름의 성공모델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도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다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하는 일에도 힘쓸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한편 우경제 씨는 단기적으로 10년을 계획하고 중국에 남아있을 생각이라고 한다. 동북3성만 해도 수백 키로미터로 연결된 옥수수밭, 내몽골의 끝없이 펼쳐진 대초원, 백두산의 웅장함과 천지의 장엄함… 특히 56개 민족이 함께 존재하는 대국답게 음식, 문화, 술의 풍부함은 감탄을 넘어 경이롭기까지하다는 우경제 씨, 개인적으로 올해부터는 꼭 가보고 싶은 중국 명소를 정해 틈틈이 여행을 하겠다고 말한다.

 

이수영 (주)차이나미디어 대표 lsy@nvp.co.kr / 현지취재: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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