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축구계의 강력한 “러시아 OUT” 운동 확산
러시아와 유럽의 상호의존성 심화로 디커플링 쉽지 않아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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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국제 스포츠계의 부정적인 파급 효과에 직면해 있다. 선수들과 팬들이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표명하는 등 전쟁의 결과가 국제 체육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으며, 특히 축구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우크라 침공과 전쟁이 계속되는 한, "러시아 스포츠계에는 장단기적으로 더 많은 부정적인 결과가 뒤따를 것 같다"고 27일(현지시간) 중동 알자지라 매체가 전했다. 1999년 푸틴이 집권한 이후 러시아는 스포츠 산업에 점점 더 많은 투자를 하여 주요 국제 스포츠 행사와 대회를 주최하고 있다. 러시아 기업들은 상당한 스포츠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고 러시아 기업인들은 특히 축구 클럽에 많은 투자를 했다.

소치 동계 올림픽에 이어 2018년 러시아 축구는 국제 스포츠의 찬사를 받으며 월드컵을 개최했고, 월드컵은 국가대표팀이 소비에트 이후 역사상 처음으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는 러시아에 축구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동계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세계 정상들과 만나 '스포츠 외교'를 통해 강하면서도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하지만 이제 유럽 축구 클럽들이 현재 러시아 기업과의 유대를 끊고 있고, 스포츠 단체들이 행사를 해외로 옮기고 있으며, 전 세계 선수들과 팬들이 러시아 혐오 운동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국제 스포츠계에도 ‘러시아 보이콧’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러시아에서 개최 예정이던 국제 대회를 취소하거나 러시아 팀과의 경기를 거부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5일 “ 이번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진행할 대회를 취소하거나 개최지를 바꿔달라”고 촉구했다. 뒤를 이어 국제체조연맹(FIG), 국제배구연맹(FIVB), 국제자동차연맹(FIA), 2022 FIFA(국제축구연맹)가 러시아   보이콧을 선언했다. 

러시아 기업의 후원을 받는 축구 구단도 계약 취소에 돌입했다. 프리미어리그(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독일의 명문 구단 샬케04가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철회하거나 메인 스폰서 로고를 유니폼에서 빼기로 결정했다. 2003년 첼시를 인수해  첼시를 PL 명문 팀으로 만들었던 러시아 석유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제재 대상으로 영국 내 여론 악화를  의식하여 27일 “구단의 관리 운영 권한을 첼시 산하 공익 재단에 넘긴다”고 발표했다. 

지난 주 유럽 축구 경기장에서는 러시아 침공에 항의하는 퍼포먼스와 반대 현수막이 내걸렸다.

사이먼 채드윅 엠용온 경영대학원 유라시아스포츠 교수는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 푸틴의 스포츠 외교는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를 '정말 멋진 곳이고 얼마나 위대한 나라'라고 생각하게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채드윅은 수년 동안 모스크바가 스포츠에 투자하고 스폰에 관여했던 것을 유럽 스포츠계도 금번 사건으로 "일시에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즉시 다른 곳에서 스폰서 나 광고 계약을 찾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축구를비롯한 모든 스포츠에서 러시아와 유럽국가 사이에서 상호의존성이 깊게 형성되어 있어 디커플링이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유럽 스포츠계의 초기 반응은 매우 빨랐을지 모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유럽이 러시아를 유럽 스포츠계에서 이탈 시키는 노력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러나 이것이 장기적인 궤적이라면 러시아 스포츠(축구)는 점점 고립되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원배 기자 kwbman@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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