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교역과 방위산업 관련 은행부터 차단
푸틴 최측근 '금고 지기' 개인 제재 조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에 대한 보복성 경제 제재 조치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외경제은행(VEB)과 방위산업 관련 은행 프롬스비야즈방크(PSB) 등 러시아 대형 금융기관 2곳에 대한 전면적 차단 제재를 시행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는 우리가 서방 자금 조달에서 러시아 정부를 차단했다는 의미”라며 “러시아는 더는 서방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개인 제재를 발표하면서 “러시아 엘리트와 그 가족에 대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그들은 크렘린 정책의 부패한 이익을 공유했다. 고통도 함께 공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VEB는 한국 수출입은행 같은 곳으로 러시아 대외경제 및 교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PSB는 무기 수출입을 전문 취급하는 특수 국책은행이다. 개인 제재 대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기업인들이다. 사실상 러시아가 서방으로부터 자금을 조달 할 수 없도록 자금줄을 원천 차단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과 미국 재무부가 제재 명단에 올린 러시아 기업인 3명에 대해 22일(현지 시간) 미국 CNBC가 그들 신상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겐나디 팀첸코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러시아 부자 8위로 추정 재산이 180억 달러가 넘는다. 영국도 그를 ”러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라고 여기고 있다.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두고 에너지, 교통, 인프라 사업에 주력하는 민간투자그룹 볼가그룹의 창업자다.

많은 러시아 억만장자처럼 팀첸코는 러시아, 핀란드, 아르메니아 등 다양한 국적의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 아이스하키리그(KHL)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서구에서 몇몇 다른 러시아 억만장자만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제트기 편대와 레나(그의 아내의 이름)라는 130피트 길이의 요트 그리고 가스 회사 노바텍과 석유화학 회사 시부르 홀딩 등 러시아 공룡회사들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현재 러시아 프로축구 리그 소속 SKA 상트페테르부르크 구단주다.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미 재무부 대외자산통제국은 팀첸코를 ‘러시아 지도층 내부 핵심 구성원’ 16명 중 한 명으로 지정했다. 당시 재무부는 ”팀첸코의 에너지 분야 활동은 푸틴 대통령과 직결됐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팀첸코가 푸틴과 건보르라는 상품무역회사도 공동 설립하였다고 언급했다.

이고르 로텐베르그와 보리스 로텐베르그 형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죽마고우로 알려진 억만장자 아르카디 로텐베르그의 아들이다. 이들 형제는 석유 및 가스 운송 시스템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건설회사 ‘SGM 그룹’의 소유주다.

아르카디 로텐베르그의 장남으로서 그의 재산 상속인으로 추정되는 이고르 로텐베르그는 시추회사 가즈프롬 뷰르니예 경영권을 쥐고 있다. 2018년 10월 기준 그의 재산은 대략 10억 달러로 추산됐다.

미국 재무부는 2014년 제재 보고서에서 이고르 로텐베르그가 ”소치 올림픽과 국가가 관리하는 가즈프롬으로부터 고가로 계약을 받아 집행함으로써 푸틴의 애견 프로젝트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고르 로텐베르그의 현재 재산은 약 12억 달러로 추정했다. 그는 석유 시추 회사 가스프롬부레니예 대주주로 2018년부터 이미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는 상태다. 보리스 로텐베르그는 SMP 레이싱 설립자 겸 대표이다.

미국 정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보리스 로텐베르그 재산 추정치는 러시아에서 부호 20위 안에 들지는 못했지만 푸틴의 가장 가까운 동맹원 중 한 명이다. 전직 유도 트레이너였던 로텐베르그는 1970년대 무술 캠프에서 푸틴의 스파링 파트너로 두 사람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번 제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로 군대를 파견한 데 대한 첫 번째 경제 조치 목적이다. 미국은 모스크바가 추가적인 공격 행위를 할 경우 더 광범위한 제재를 가할 전망이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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