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사태로 부동산 시장 불안 커지면서 경제 성장 둔화 조짐 뚜렷해져
전문가 “12월 만기 도래 MLF 9500억 위안 상환 대비한 자금 공급 성격 강해”

사진=웨이보
사진=웨이보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 사태로 인해 부동산 시장 불안이 커지고 경제 성장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자 지난 6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이달 15일부터 시중은행 지급준비율(이하 ‘지준율’)을 0.5% 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은 이번 지준율 인하로 1조 2천억 위안(약 222조 4440억 원)이 시중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이번 지준율 인하는 통화정책의 정상적인 조치로 정책의 연속성, 안정성, 지속 가능성 등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며 양적 완화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앞서 3일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영상 회의를 통해 “실물경제, 특히 중소기업 지원 강화를 위해 적절한 시기에 지준율을 인하하겠다”라고 말했다.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는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올해 7월 인민은행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을 이유로 지난해 5월 이후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준율을 0.5% 포인트 내렸다.

2019~2021년 중국 인민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상황/자료=중국경제금융연구소
2019~2021년 중국 인민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상황/자료=중국경제금융연구소

전문가들은 리 총리 발언 이후 인민은행이 신속하게 지준율을 인하는 원인은 중국이 경제 하방 압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시중에 풀리는 자금이 대부분 만기가 도래하는 일부 중기 유동성 창구(MLF) 상환에 쓸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는 중국 지도부가 무제한적 양적 완화를 피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판단했다.

중국 경제 전문가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이번 지준율 인하는 12월 만기가 도래하는 MLF 9500억 위안 상환을 대비한 자금 공급 성격이 강하다”라면서 “내수 경기 하강, 부동산 거래와 투자 감소에 대응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 소장은 “지준율 0.5% 인하로 시중에 1조 2천억 위안 규모 자금이 풀릴 것”이라며 “하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인민은행이 지준율 인하보다 더 강력한 금리 인하를 언제 실시하는지 주목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김성호 기자 kimsh@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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