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목소리에 부응해 희생할 것”
필리핀 야당, 권력 유지 위한 ‘꼼수’ 비판

알폰소 쿠시 에너지 장관이 이끄는 집권당 ‘PDP 라반’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필리핀 대통령을 2022년 ‘PDP 라반’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고 필리핀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이는 이달 초 PDP 라반 전국 집행위원회가 크리스토퍼 봉고 상원의원이 대통령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부통령에 출마하는 것을 승인한 이후 나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정례 연설에서 “국민의 목소리에 부응해 희생하겠다”라면서 “2020년 대선에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라는 PDP 라반의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필리핀 대통령은 6년 단임제로 선거를 통해 대통령과 부통령을 따로 선출한다.
두테르테 최측근이자 전 수석 보좌관인 봉고 상원의원은 대통령에 출마하라는 PDP 라반의 요구에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봉고 상원의원은 앞서 두테르테가 자신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할 경우에만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표시했다.
봉고 의원은 성명을 통해 "아직도 대통령 후보에 관심이 없다"라며 “대통령 출마를 원하는 다른 사람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테르테의 부통령 선거 출마 선언에 관해 봉고 상원의원이 선거에서 승리에 대통령에 당선된 뒤 사임하면 두테르테가 다시 대통령직을 승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필리핀 야당은 권력 유지를 위한 꼼수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두테르테는 집권 기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유혈 진압을 벌여 사망자가 수만 명에 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유혈 진압 과정에서 공권력이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한편 여론조사에서 두테르테 대통령 딸인 사라 두테르테 카르피오 다바오 시장이 봉고 상원의원을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김민정 필리핀 통신원 ckn@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