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이스라엘 군, 폭격 1시간전 전격 예고 후 대공포 공격 감행
AP통신 공식 성명 "충격적인 만행에 이스라엘 군당국은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할 것"

게리 프루잇 AP통신 사장/ 사진= AP 공식 웹페이지 갈무리.
게리 프루잇 AP통신 사장/ 사진= AP 공식 웹페이지 갈무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AP통신 등 다수의 외신들이 입주한 12층짜리 건물을 폭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더욱이 해당 건물이 언론사뿐만 아니라 일반 주거용 시설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한다.

16일(한국시간) 오후 AP통신은 공식 성명서를 통해 "전날 이스라엘 군이 AP와 알자지라 등 외신들이 입주해 있는 가자지구 내 건물을 대공포 등으로 폭격하는 일이 일어났다"며 "건물은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처참하게 무너졌다"고 밝혔다.

민간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이번 폭격은 하마스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격후 이스라엘 정부와 군당국 측은 폭격 이유에 대해 "해당 건물에는 하마스의 비밀 군사 정보 시설이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스라엘 군당국은 무력 충돌중인 하마스의 군사정보 시설이 해당 건물에 위장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뒤 폭격 1시간여 전 건물주와 일부 입주사 등에게 전화를 걸어 해당 건물의 폭격을 미리 예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P측에 따르면 건물주로부터 연락을 받은 AP통신 현지 인력들은 기본적이 취재 활동에 필요한 장비를 챙겨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지 기자들은 이스라엘 군당국에 방송장비 등을 옮기기 위한 추가 시간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AP측은 설명했다.

게리 프루잇 AP사장은 "10여명의 AP기자와 프리랜서들이 해당 건물안에 있었다"며 "끔찍한 인명 피해를 겨우 피했지만 있을 수 없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진데 대해 향후 이스라엘군은 우리는 물론 국제 사회를 향한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하마스의 비밀 군사 정보 시설이었다는 이스라엘 군당국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 시내 한복판에서 일어나고 있는 충격적인 폭력 사태에 대한 언론 보도를 막기 위한 일종의 고의적 공습이란 지적도 나온다. 

게리 프루잇는 또 성명서를 통해 "AP통신은 이 건물을 사용한 지난 15년 동안 해당 건물내에서 하마스의 활동 징후나 군사 정보 시설 등이 운영되고 있음을 예측할 수 있는 그 어떤 연관성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스라엘군의 주장에 강하게 비판했다.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의 비난의 눈초리는 더욱 뜨거워 지고 있다. 이날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대규모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미국 LA와 덴마크 코펜하겐, 프랑스 파리 등 각 도시에서는 팔레스타인 해방을 주장하는 시위가 펼쳐졌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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