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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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형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를 복용하는 사람들이 우울증을 겪을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된 가운데 제조사는 이를 알고도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지난 1월 말 프로페시아가 가진 부작용에 대해 수 년 동안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 제기된 소송 문서 11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프로페시아는 머크사가 생산하는 남성형 탈모 치료제다. 건강 데이터분석 회사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2020년 이를 복용하는 사람은 240만명 이상으로 2015년에 비해 2배 증가할 정도로 현재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로이터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머크사는 2009년부터 프로페시아를 복용한 사람들 중 우울증을 앓았다는 보고를 200건 이상 받았다. 그러나 둘 사이의 연관성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다.

앞서 의학계에서 프로페시아의 원료인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할 경우 극단적 선택 및 우울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된 바 있다.

유럽과 캐나다의 보건 당국은 탈모치료제에 '극단적 선택에 대한 충동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 문구를 삽입하도록 지시한 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경고 문구 삽입을 의무화하지 않았다.

2011년 경고문구 삽입 의무화를 고민하던 FDA는 ‘극단적 선택을 한 비율이 자연발생적인 비율보다 적다’는 머크사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결정 이후에도 FDA는 프로페시아를 복용하는 사람들 중 자살을 생각한 적 있다는 보고를 700건 이상 받았고 이 중 최소 100명의 사람이 실제 극단적 선택을 했다.

현재까지도 미국에서 피나스테리드 병에는 복용시 부작용에 대한 문구는 적혀있지 않다.

소비자 보호단체들은 머크사가 매출을 올리기 위해 부작용에 대한 경고를 숨겼다고 비판했지다. 다만 머크사는 성명을 통해 "프로페시아와 자살 사이의 인과관계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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