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사진=뉴시스]
구본준. [사진=뉴시스]

LG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마무리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고문이 LG상사 등을 갖고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계열 분리 방안을 마련해 올해 안에 이사회를 열고 이를 실행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LG그룹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다각적으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LG그룹은 경영권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그룹 회장은 장자가 맡고, 다른 가족 일원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거나 계열 분리로 독립한다. 

고(故) 구인회 창업회장이 별세한 뒤 장남인 구자경 2대 회장이 1970년 회사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이와 함께 구인회 창업회장의 첫째 동생이자 창업멤버인 구철회 사장은 경영에서 퇴진했다.

이후 구철회 사장의 자녀들이 1999년 LG화재를 들고 LG그룹에서 나가 현재 LIG그룹의 모습이 갖춰졌다. 

구인회 창업회장의 또 다른 동생들인 구태회·평회·두회씨가 계열 분리로 독립해서 2005년 LS그룹을 만들었다. 

구인회 회장 시절부터 동업 관계였던 허씨 일가의 계열사는 GS그룹으로 떨어져 나갔다.

구자경 2대 회장이 1995년 1월 럭키금성그룹 사명을 LG그룹으로 바꾸고 2월에 장남 구본무 회장에게 경영을 물려줬을 때도 계열 분리 전통은 이어졌다.

당시 LG반도체를 이끌던 구자학 회장과 유통사업을 담당하던 구자두 회장 등 구자경 2대 회장의 동생들은 곧바로 LG그룹 경영에서 퇴진하고 조카인 구본무 회장에게 LG그룹 경영을 올인했다.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 일가는 LG그룹 패션 사업 부문을 떼어내 2006년 LG패션(현 LF)으로 독립했고, 구자학 회장은 2000년 LG 유통0 ·식품 서비스 부문을 갖고 나가 아워홈을 차렸다.

구광모 4대 회장이 취임할 때도 비슷했다. 고(故) 구본무 회장은 1994년 불의의 사고로 외아들을 잃은 뒤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조카인 구광모 현 회장을 양자로 들였다.

구광모 회장의 친부이자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회장은 1996년 희성금속, 국제전선 등을 떼어 독립하며 희성그룹을 만들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셋째인 구본준 고문의 계열분리 독립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2018년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고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면서부터 재계에서는 구본준 고문의 계열분리는 시간문제라고 예상해왔다.

LG반도체 대표이사 부사장, LG LCD(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사장, LG상사 대표이사 부회장,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LG그룹 경영 전면에 있던 구본준 고문은 2018년 6월 조카인 구광모 회장이 공식 선임되면서 곧바로 경영 일선에서 은퇴했다.

재계에서는 '구광모 체제 LG그룹'에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와 구 고문의 과거 경영 경험, 자금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열분리 대상이 결정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 고문은 LG상사 지분을 보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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