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A씨가 경비원 최씨가 숨지기 전 보낸 문자메시지. [사진=뉴시스]
입주민 A씨가 경비원 최씨가 숨지기 전 보낸 문자메시지. [사진=뉴시스]

서울 강북구에 소재한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의 폭행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숨진 경비원의 유족이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입주민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13일 뉴시스에 따르면 경비원 고(故) 최모씨의 친형은 "발인까지 연기했다. (최씨 폭행 혐의를 받는) 입주민 A씨에게 와서 사과하고 큰절 한번 올리라고 유족들이 사정했지만 (빈소에) 찾아오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서 형 최씨는 "A씨가 최근 전화를 했다. '(빈소에) 못 가서 죄송하다'고 하길래 '와서 사과하고 절이라도 해라. 용서하겠다'고 했다"며 "그랬는데도 아파서 못 온다, 언론 노출돼서 못 온다 등 핑계를 대면서 오지 않았다. 못 가서 죄송하다고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과 자체도 정식적인 사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인에게 죄송하다고 절 한번 하는 것도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최 씨는 "'코뼈 왜 부러뜨렸느냐'는 질문에 A씨가 답을 하지 않고 끊었다. 그 이후에는 다시 전화를 안 받았다"고 말했다.

당초 유족들은 A씨에게 사과할 시간을 주기 위해 최씨의 발인을 지난 12일 오전에서 오는 14일 오전으로 연기했다.

한편 유족은 A씨가 경비원 최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도 공개했다. 이 문자메시지를 살펴보면 '친형분께 구타당해 코뼈가 부러져 내려앉으셨다고요', '머슴한테 가슴 맞아 넘어져서 디스크 수술을 해야 하는 등 무슨 망신인지 모르겠오', '아무쪼록 친형님에게 맞아서 부러져 내려앉은 코 쾌차하시고', '수술비만 이천만원이 넘는다. 장애인 등록이 된다'는  등 비꼬는 듯한 내용으로 가득했다.

메시지와 함께 A씨는 과거 교통사고를 당해 발급받은 진단서도 함께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씨의 상해를 친형의 탓으로 돌리고, 최씨에게 심적 압박을 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한편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희 아파트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이 게시된 지 이틀만에 27만명이 넘는 시민이 동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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