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강북구 소재 한 아파트 주민들이 숨진 경비원 최씨를 추모하고 있다. 최씨는 지난달 21일과 27일 입주민으로 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접수했고, 지난 10일 오전 자신의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11일 오후 서울 강북구 소재 한 아파트 주민들이 숨진 경비원 최씨를 추모하고 있다. 최씨는 지난달 21일과 27일 입주민으로 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접수했고, 지난 10일 오전 자신의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11일 이 아파트 주민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서울 강북구 A아파트 입주민 40여명은 이날 오후 7시께 전날 극단적 선택을 한 50대 후반의 경비원 최모씨를 추모하기 위해 고인이 일했던 경비실 앞으로 모였다.

이들은 숨진 최씨를 기리는 묵념을 진행한 뒤 경과보고로 발언을 시작했다. 마이크를 잡은 여성 주민 B씨는 최씨가 생전 자신에게 말해줬다면서 폭행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B씨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최씨는 입주민 C씨로부터 차를 만졌다는 이유로 첫 폭행을 당했고, 관리사무소에 끌려가 퇴직을 종용당했다. 이후에도 최씨는 협박을 당했고, 지난달 27일에는 집중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B씨는 "(C씨가 최씨를) 수차례 가격하고 머리채를 잡고 화장실 벽에 부딪히게 하고, 그만두지 않으면 매장해버리겠다는 협박과 폭언을 했다"면서 "뇌진탕 증상과 멍이 드셨고, 콧대도 다치고 경비복이 찢어지는 일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달 3일에도) C씨가 폭력을 행사하려고 경비실에 들어와서 다친 콧대를 주먹으로 가격해 (최씨가) 위협을 느껴 밖으로 뛰쳐나와 소란을 들은 주민들이 처음 정황을 알게됐다"면서 "(다음날은) 근무를 안 하는 날인데 관리사무소에 CCTV 정리 등을 위해 오셨고, 그날 입원했어야 하는데 어떤 심경 변화로 인해 첫번째 극단 선택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울먹이던 B씨는 "입주민들은 현재 비통한 심정을 나누면서 분향소를 설치했고, 고인의 생전에 아름다웠던 인간적이고 순수하셨던 그 마음을 기리면서 떠나시는 길에 억울함이 없도록 해드리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앞으로 경찰 조사나 재판까지 가더라도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최씨의) 명예를 회복하고 억울한 부분 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씨는 지난달 21과 27일 B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접수했고, 지난 10일 오전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자신을 돕던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저 너무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최씨는 B씨와 이중주차된 차량을 이동하는 문제로 시비가 붙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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